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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문화 시리즈 12

 

<은빛계절대학생들의 은빛여행>
elder hostel of Seirei Welfare Society in Japan



제자의 발을 씻겨주시는 예수: 그림 madocks brown  
 

  우리 37명 은빛학생들의 배움터(2001.219~23)가 되었던 일본 하마마쓰의 세이레이  노인복지사업단! 


   그 곳은 하세가와 다모쓰 장로가 집단정신으로 이룬그의 혼()

개인적인 심성에서 우러나온  그의 백()이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승화되어 강물같이 흐르는 곳이었다.

 

1993년에 필자 부부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와는 무엇인가 많은 변화가 보였는데, 교육 넷째 날 방문한 이나사 아이코엔(引佐愛光園)에서 그것을 깨달았다.

 

  회색기와지붕과 지붕들이 정답게 잇대어 마을을 이루며 서 있는 이곳은, 사업단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이나사라는 동네의 공원 같은 마을이었고, 내 집같이 느껴지는 동네였다. 지붕이 한국의 기와지붕으로 이어져 있었다면 더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노년의 마을이 되었으리라.

 

동서를 막론하고 노인들은 말년에 내집 혹은 내집 같이 느껴지는 데서 살고 싶어한다. 시설을 잘 갖춘 곳이라도 수용소 같이 느끼게 해선 안되고, 적어도 내 집같이 느껴지는 시설이 필요한 시대에 이르렀고, 引佐愛光園이 그 방법을 보여주는 듯했다.

 

7년만에 다시 찾아 온 이곳에 하세가와 장로님이 기도해 주시던 음성을 다시 들을 수는 없었지만, 바쁜 교육 일정 속에서 야네기 과장님의 안내를 받아 나 혼자만 간신히 하세가와 장로의 유골표본을 뵙고 온 것이 다행이면서도 다른 분들과 함께 들어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세가와 장로 부부는, 그들이 세운 하마마쓰 국립의과대학에서 해부용 유체를 의과대학에 헌납하기로 한 기증자 1, 2호였다. 그들의 유해는 의과대학에서 해부실습을 끝낸 후 시신을 황산에 용해하여 유골표본을 만들어 기증하면, 죽은 다음에도 쓸모 있는 헌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한 뜻을 가진 하세가와 장로의 유해가 유리표본실 안에 가로누워 있질 않고, 씩씩하였던 평상시의 그이답게 우뚝 서 있어서 또 한번 나를 놀라게 했다. 나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그분의 앙상한 손과 악수할 듯이 마주 대보며 인사를 했다.

 

 장로님, 우리 한국의 노인복지를 위해 기도해주시더니, 이제 우리 은빛학생들이 이곳을 방문했어요. 계속해서 기도해 주셔야 해요하면서 눈물대신 미소를 보여드리고 나왔다.

 

돌아 서 나오는 현관 정면에, 영국화가 마독스 브라운이 그리고, 일본 화가이며

예수회회원 아사코(松井 (朝子)씨가 기증한 큰 유화가 눈에 띄었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드신 다음 제자의 발을 씻어 주면서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준 것처럼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요한복음 13)고 말씀하시는 그림이었다. 사랑을 실천하는 거룩한 종으로 살다

가면서 다음 세대의 종으로 거듭난 하세가와 다모쓰 장로 부부에게 꼭 어울리는

그림이었다.

 

      두번의 전쟁을 겪은 하세가와 다모쓰 장로는 병과 전쟁으로, 혹은 늙어서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중의원에 재선 된 1952년에 일본 최초의   '사회복지사업법

    통과시키는 데 앞장을 섰던 분이다.

 

  그는 교육. 의료. 복지를 신앙이 구체화된 사랑의 세 가지 형태라 보고,

  예수그리스도처럼 거룩한 종이 되어 무소유, 무보수로 일생을 바쳤다.

 

  이런 큰 뜻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것은, 그를 영혼의 빛처럼 받아들여

  결혼한 야에꼬였다. 그들은 일본에서 가장 가난한 젊은이들이 모였던

  하마마쓰 전도소에서 만난 성경공부 동지였다.

 

  그들은 63년이란 긴 세월을 가장 멋진 파트너로 함께 해로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한 아가페 사랑의 모델이기도 했다. 

  그들이 세우고, 일본에 백 여 지부가 있는 세이레이복지사업단

  (聖隸福祉事業團)이라는 이름의 세이레이는 거룩한 종, 聖隸를 의미한다.

 

  드디어 귀국하는 날, 그동안 세이레이 사업단과의 교량역할을 해주신

하마마쓰 한인교회의 박무수 목사님과 사흘 동안 통역해주신 박은성 전도사님과 작별하고, 전세버스로 나고야 한인교회를 견학한 후 공항으로 갈 참이었다.

 

    떠나기 전 아침 7시 반 쯤에 약한 지진의 진동을 느끼며 버스에 올랐는데 나고야에 들어서는 고속도로 입구를 3백미터 앞두고 차들이 꼼짝을 하지 않는다. 4도가량의 지진이

하마마쓰 일대에 오자 전선복구등으로 교통이 마비된 것이다. 2시간 만에 풀려서 나고야 한인교회(사회복지봅인 영신원)에서 시설견학을 하고 시내구경도 못 한 채 간신히 비행기 출발 직전에 서울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웃나라에 와서 처음 당한 노상지진에 조금도 요동치 않고 서로 협력하는 은빛학생들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우리 은빛학생들이 귀국하여 제각기 다른 곳에서 하세가와 다모스 장로의

정신을 생각하며 사랑의 실천을 할 때, 한국의 노인복지는 행복한 노년사회를 일구는 데 앞장 서리란 믿음이 생겼다.


 

    제자의 발을 씻겨주시는 예수: padre piedro song송피에드로신부의 닥종이작품,

     영산포성당사진: Yunice

/ Yunice 경남 <샬롬문화> 2001.봄호.


 

그림1 / 영국 마독스 브라운의 원화를 일본 화가 長尾씨가 모화, 예수회친구회원 松井朝子씨가 하마마쓰 하마나꼬 에덴원에 기증한 작품.

1973년에 하마나꼬 에덴원 건설 시에 기증한 이 그림은; 요한복음서 13장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드시고 제자의 발을 씻겨주신 장면이다. 그 당시 노예들이 발을 씻어주는 일을 했는데, 그것을 주님은 제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겨준 것처럼 너희도 서로 발을 씻겨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심으로서 사랑과 겸손의 모습을 나타내셨다. 이렇게 <섬기는 마음>이 세이레이의 기본이념이다.

         

      그림2/ 제자의 발을 씻으시는 예수님: 송피에드로신부의 닥종이작품,영산포성당/

             사진: Yu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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