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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길 10

글&사진 윤경남 Yunice Min

 


Guggenheim Museo 글&사진 Yunice
 
  이른 아침 네르비온 강가에 은빛과 푸른빛 나는 큰 汽船이 부두를 떠나려고 하얀 수증기를 푹폭 뿜어내고 있었다. 남편과 나는 부둣가의 돌난간에 기대 서서 그 스팀보우트를 바라보며, 어제 하루종일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자전거로 순례한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와  오늘의 일정을 의논하고 있었고.

    이윽고 아침 해가 눈부시게 떠 오르자 그 스팀보우트는 80’년대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현대의 아방가르데 건축물인  티타늄 건축예술작품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스페인 북부지방 바스크의 작은 도시 빌바오를, 내리막 길이던 금속산업에서 벗어나 초현대예술의 도시와 관광도시로 바꾸어 놓은 구겐하임 미술관이, 진주빛 나는 0.5미리미터 두께의 티타늄으로 온통 덮인 채 인어 같은 곡선미를 자랑하고 있다.

 

외부에서 보이는 이 곡선미 건축은 미술관 내부에선 해체주의 건축의 조화로 탈바꿈 한다. 미술관 앞문으로 들어서면 55미터높이의 텅빈 중앙홀이 한눈에 들어오고, 천정에 붙어있는 쇠붙이 꽃에서 흘러나오는 분수를 비춰 주는   현란한 조명이 우리같은 나그네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달팽이 구조의 회랑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작품들을 보다가 현기증이 나서 살그머니 반대편 테라스로 나가 보았다. 그 테라스는 하늘로 덮인듯한 차양에 단 한개의 기둥이 버티고 서 있다. 네비온강 건너편에 산들과 교회가 보이고, 맞은 편 Puente de la Salve 다리를 건너 오는 사람들이 마치 우리가 배를 타고 내다보는듯이 느껴져 반갑다고 손을 흔들어 줄 번했다.

 

다시 안으로 들어오자 세 개의 전시실이 한눈에 들어 온다. 모퉁이 마다 조형작품들이 우리를

안내 하는 듯 서 있고, 2층과 3층을 연속적으로 연결하여 전시하고 있는 제1 전시실은 상설 전시장이다. 2전시실은 일곱 개의 공간으로 나뉜 생존작가 초대 전시실이며, 3전시실은 기획 전시실로 제일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마침아즈텍 문명기획전이 무려 열한개의 방을 차지하고 있다. 유롭의 과학과 예술을 꽃 피운 루네상스문화의 산파역을 한 것은 바로 고대  멕시코 문명이었다는 전제하에 열린 웅장한 전시회다.

 

아즈텍의 선조들을 보여주는 전설문화의 방엔 사람의 얼굴보다 더 큰 가면이 걸려있는데 그것은 기원전600년경에 선사시대를 휩쓴 올멕왕조의 얼굴이다. 그 가면엔 아즈텍에서 캐낸 비취보석 바탕에 이마의 부처님점, 붉은 눈섭, 수염과 갓끈은 산호로 장식하여 눈길을 끈다. 왕들이 자신의 얼굴보다 이 페르조나로 그들의 호사를 더 과시한듯.  

 

11000 평방미터나 되는 전시실과 오십미터가 넘게 높이솟은 이 미술관 건물이 강변에서 시작하여 빌바오 시가지 높이만큼 올라서서, 아래의 강과 지상의 도시 사이를 쉽게 드나들게 해 주고 있다. 이 미술관 자체가 빌바오시의 상징이 되는 한편, 이상적으로 도시를 살려낸 도시계획의 큰 본보기이다.

 

1997 10 9, 스페인 바스크지방의 작은 도시인 빌바오에 21세기의 건축신화를 만들어 낸 이 미술관을 설계한 게리(Frank O Gehry)는 누구인가?


    그는 1929년에 토론토에서 태어나 미국 남가주대학에서 미술과 건축을 전공하고 ‘56년에 하바드대학에서 디자인대학원과 도시계획을 공부했다. 1990년대에 새롭게 부상한 해체주의 건축의 시조일 뿐 아니라 곡선의 건축, 조각적 건축, 유기적 건축, 실험적 건축가로 불리우기도한다.

자연에서 출발하여 유기적, 조각적 접근으로 건축물을 설계한 것이 그의 특징이며, 티타늄으로 덮은 그의 곡선건축은 3D 컴퓨터 테크놀로지로 우주항공기 설계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짧은 시간에 그 섬세한 건축미를 나타냈다.

 

게리의 작품을 실현시킨 이면엔 이 미술관을 성사시킨 코미셔너와 솔로몬 구겐하임을 빼놓을 수없다. 미국 철강계의 거물인 솔로몬 구겐하임은 자신이 직접 수집한 작품들을 보관하고 전시하기위해 1937년에 재단을 설립하고, 1959년에 뉴욕구겐하임미술관을 처음 세웠다. 이어서 빌바오, 베니스, 베를린과 라스베이가스에 구겐하임 분관을 짓는 기획에 큰 몫을 담당한 것이다.

 

얼마전 한국의 한 뉴스에서, 2010년에 광주시 아시아문화전당에 구겐하임미술관 분관을 유치하리라는 기사를 보았다. 비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성사가 된다면 빌바오 효과처럼 광주예술의 효과를 꽃피울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버린 안개 같은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오의 환상에서 깰 무렵, 미술관을 둘러보고 뒷문으로 나온 우리는 하늘에서 떨어진듯 혹은 미술관 뒷편에서 걸어나온듯, 우리 키보다 몇배 높은 큰 거미 한마리와 마주쳤다. 밤에 보았다면 그것이 노련한 프랑스 여성 조각가 루이스 부르조아의 조형물 작품인줄도 모르고 소리치며 도망갔으리라. 그 거미는 마치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벌레같았다. 아마도 구겐하임미술관의 복잡미묘한 콤퓨터 설계도의 시스템들은 이 거미가 토해놓은 거미줄인지도 모른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오른 이 큰 거미 ‘Maman’의 그림자는 역시 못된 인간의 뱃속처럼 까맣다. 예술가 루이즈의 콤플렉스가 내 비친 그의 마음의 어두운 부분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 어두운 부분이 위대한 예술을 잉태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3의 성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여행에서 돌아 온 다음 캐나다 오타와 시에 갔을 때, 국립박물관 앞에서 똑같은 거미 조형물을 보았을때는 이제 구면이라 반갑기만 했다.

 

빌바오 시가 부활하고 아름다운 예술건축 작품을 남기기까지 한 사람의 힘이 아닌 민관 협력체가 힘을 합쳐 이루어진 것도 놀랄만한 일이다. 미술관 설계자로부터 항공사까지 참여한 작품이란 것에 경외감마저 느끼며, 예술과 과학의 뉴대 가능성을 다짐해주는듯 이름도 아름다운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오를 몇번이나 뒤돌아보았다.

 

빌바오 강을 건네주는 수송철교 밑으로 두 개의 큰 전차가  자동차와 사람을 싣고, 기중기의 힘으로 공중에 떠 가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네르비온 강가의 스팀 보우트 Museo as like a Steamboat 글&사진Yunice
 
                                  
                                          Puente de la Salve 다리넘어 보이는 지상의 교회들 글&사진Yunice 

                                     
                             
                                   루이스 부르조아의 조형 작품 'Maman' by Louise Bourgeois 글&사진Yunice
 
                                     
                                               
                                                    Maman's Black Shadow 글&사진Yu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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