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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선열과 호국 영령을 추모하는 현충일을 맞아 안동산우회원들은 축령산에 올랐습니다. 축령산은 천마산과 줄기를 같이하고 있으며 마석 샘터 휴게소를 경계로 마주 보고 있는 산입니다. 첫 산행으로 천마산을 오른 지 어언 일년 여 만에 바로 이웃 산을 찾은 셈이지요. 산행을 거듭하면서 새록새록 회원 수가 늘어가는 재미가 커지더니 오늘은 드디어 20을 넘어 스물 한 명의 대식구가 참여하였답니다. 아침 8시라는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교회 앞 화단 벤치엔 제 시간에 집합이 완료되었고 바로 출발이 가능했습니다. 오늘도 멀리 분당에서 조동훈 대장님과 오도광 회장님 그리고 홍은동에 사시는 이본 장로님이 제일 먼저 오셨습니다. 조 대장님은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기상하신다니 체력의 건강하심과 더불어 부지런하심에 놀랐습니다. 교회 봉고차를 미리 준비했지만 차량 한 대로는 어림도 없기에 김동형 집사님의 7인승 테라칸과 유창선 집사님의 승용차까지 세 대에 가득 타게 되었습니다. 유창선-황은영 집사님 부부는 첫 참여임에도 불구하고 고마웁게도 적극 협조를 아끼지 않으시더군요. 이른 시간이라 시내의 교통은 그리 번잡하지 않아 태릉에서 기다리기로 하신 송재욱 장로님도 곧 만나게 되었고 유 집사님 차에 합승하였습니다. 송 장로님은 인사를 끝내자마자 불현듯 생각이 나신 모양, 오늘은 조기를 달아야 하는데 깜빡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장로님 댁은 일년 내내 태극기를 게양하신다 하시며 미처 생각을 못하였다하니 조기는커녕 국기 생각도 못한 저로서는 참 민망스럽더군요. 아시는 대로 독도 사랑에 큰 일을 하시는 분 인만큼 생각과 행동이 본받을 부분이지요. 서울을 벗어나 이제 달리는 기분을 느낄 만 하다 싶었는데 어디서들 나섰는지 도로에는 차량이 밀리기 시작하더군요. 급기야 아는 샛길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아예 마음을 바꾸었는지 유턴을 택하는 차량도 보이고 도로의 명물 호두과자 파시는 분도 나타나는걸 보니 잠깐 밀리는 현상은 아니라는 얘기지요. 앞창 탔던 오현숙 집사님은 밀리는 차 사이를 날렵하게 뛰어다니며 던킨 도우넛을 뒤차까지 배달해 주시더군요. 가뭄이 너무 심해 큰 일이다, 삼협 댐 영향을 받아 이상 기상이 생긴 것이다, 이런 저런 얘기로 지루함을 지우는데 다른 차에서도 한참 얘기꽃을 피우고 있겠지요. 마치터널을 지나 천마산 스키장을 지나면 바로 샘터 휴게소가 나타나는데 이 곳 신호등에서 좌회전을 하여 축령산을 향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에어컨을 끄고 차창 문을 열어 맘껏 자연 바람을 즐기게 됩니다. 길가에는 모내기를 끝낸 논의 푸른 정성과 물을 대놓고 아직 모를 내지 못한 논도 보이니 농부의 안타까움과 피 말리는 노고가 가슴으로 전해옵니다. 차안의 모두는 잠깐이라도 마음 속 기도를 하였을겝니다. 교회 다니는 분들은 아무래도 주일을 제외한 공휴일을 이용한 행사가 많겠지요. 오늘도 축령산에는 여러 교회 이름의 차량들이 눈에 뜨이고, 여기 저기서 집사님, 장로님 호칭이 들리더군요. 같은 믿음의 식구라는 느낌만으로도 반갑더군요. 오늘의 산행은 관리사무소에서 오른쪽 산길을 치고 올라 독수리바위와 남이바위를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후 갈대밭 안부를 거쳐 내려오는 코스로 축령산을 한바퀴 돌아보는 셈입니다. 주차장에서 포장도로를 좀 오른 후 계곡의 통나무 다리를 건너면 관리사무소의 산행 안내판이 나타나고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어린이놀이터를 지나면서 산길이 시작됩니다. 등산은 출발 30분 가량이 적응 기간입니다. 평지의 호흡과 사뭇 다른 숨참에 익숙해져야 하지요. 그 후 부터는 관성이 생겨 절로 스텝을 밟게 되어 한결 나아지지요. 오늘도 마찬가지, 약수터 언덕까지가 1차 관문으로 벌써 본인을 물론 옆사람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리게 되지요. 여러 차례 망설이다가 과감히 참여하셨다는 윤명렬 집사님의 숨소리는 당당한 풍채만큼이나 크게 어울리는데, '왜 다른 사람은 숨도 안쉬냐?'고 투덜대십니다. 게다가 잠시 발걸음을 쉴 참이면 뒤늦게 도착하심에도 불구하고 '뭘 쉬냐? 바로 가지'하시며 엄살과 위세를 동시에 보이시니 모든 회원에게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해 주셨습니다. 자연은 하나님의 절묘하신 창조의 힘을 놀라운 생명력으로 여김없이 보여줍니다. 앞사람이 밟은 등산화 발자욱마다 고운 흙먼지가 일어 날리는 가물대로 가문 흙길임에도 불구하고 축령산의 온 나무들은 신록을 넘어 울창하게 여름을 지내고 있더군요. 서울 날씨는 올 들어 가장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는데 정작 우리들은 진한 땀을 흘리면서도 시원한 그늘과 산바람을 맞으며 수시로 '아, 시원하다' 소리가 나왔으니까요. 정상까지는 3㎞ 남짓이지만 첫 오르막을 지나고 나면 흙과 바위가 적당히 어루러진 능선길이 이어져 한층 수월하게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흡사 한 마리 독수리 형상을 빼박은 기암에서 바라다보면 수려한 산세가 초록으로 펼쳐집니다. 멀리 마석 읍내가 아스라이 보이고 산자락엔 외서면 시골 마을이 조용히 누워 있습니다. 축령산의 주인인 소나무 잣나무의 울창한 푸르름은 가히 북한산 알프스 능선에서의 조망과 호형호제 할 듯 싶습니다. 독수리바위에서 남이바위에 이르는 30여분 구간은 암릉 지대가 이어지므로 아기자기한 산행의 백미를 느끼게 합니다. 곳곳에 자일도 있고 울퉁불퉁 거대 바위덩이를 만나는데 각자 능력껏 바위에 붙어보기도 하고 우회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남이 장군이 소년시절 호연지기를 키우던 곳으로 전해지는 남이 바위에서의 전망 또한 절로 감탄이 나오더군요. 남이 바위에서 정상까지 30여분은 오른쪽 사면의 경사가 심해 칼날을 이루고 있어 스릴을 맛보게 합니다. 의리가 철철 넘치시는 김용원 집사님은 엄살 심한 최예순 집사님을 달래며 맨 뒤에서 오르습니다. 매일 수 km씩 수영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는 윤명렬 집사님을 끝으로 모두 태극기와 돌탑이 있는 오늘의 정상, 해발 879m 봉우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출발 시차 차이로 처음부터 다른 코스를 잡은 임중규 집사님과 김경호 권사님은 우리보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시다가 정상에서 반갑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설마 부부께서 오붓하게 산행을 즐기시려고 일부러 다른 코스를 선택한 것은 아니시겠지요. 정상에서 이어지는 산줄기에는 운악산을 비롯, 청우산 천마산 철마산 은두봉 깃대봉 등 주변 산무리가 첩첩이 펼쳐져 장관을 이룹니다. 김동형 집사님께서는 우리의 뿌듯한 감격과 즐거운 마음을 카메라에 담으려 바삐 움직이십니다. 운전하시랴 촬영하시랴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식구가 많다보니 점심 자리를 찾기도 만만찮습니다. 점심시간으론 제법 늦었지만 정상을 남겨 놓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흙길인 하산로는 경사가 심한데다 미끄러워 고달프게 만들었지만 채 10분도 가지 않아 숲속에 적당한 자리를 잡았습니다. 워낙 가파른 곳이다 보니 모두 빙둘러 앉기엔 곤란합니다. 할 수 없이 두 팀으로 자리를 나누었지요. 이본 장로님은 처음 참여하신 권원중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미국에 오래 사셨다하며 국제 연합개발기구 연구위원이셨다 하는데 희끗한 머리와 온화한 학자풍 인상으로 대학교 총장님같은 모습이시더군요. 이본 장로님 고교동창 분이시면 연세도 있으실 터인데 만만찮은 등산 실력을 보이셨답니다. 이어서 처음 참가하신 유창선 집사님도 본인 소개를 하셨습니다. 부인인 황은영 집사님 남편으로의 소개가 쉽게 어필이 되니, 꼭 황재금 집사 남편으로 저를 소개해야 교우분들이 끄덕이시는 제 경험같아 염화시중의 미소를 지었지요. 이본 장로님의 감사 기도 후에 저마다의 도시락을 펼칩니다. 각 가정에서 정성껏 준비한 다양한 음식은 어디로 젓가락이 가야할지 두리번거리다가 오히려 맨밥만 삼키게도 되고 아래 윗자리의 자신있는 반찬은 서로 자리를 바꾸며 권해집니다. 아래 자리에서는 오늘도 김경호 권사님의 광천 조개젓과 어리굴젓이 인기를 누렸으나, 윗자리 윤상구 장로님 댁에서 직접 기르셨다는 무공해 상추와 실파에 아무래도 그랑프리 자리를 내주었다고 봐야지요. 다양한 음식만큼이나 풍성한 대화로 충분히 쉬었겠다. 자리 정리를 하고 하산길에 나섭니다. 30분 정도 내려오니 널찍한 숲그늘에서 어느 교회인가 즐겁게 레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줄잡아도 오륙십 명은 넘어 보이는데 부럽기도 하더군요. 골짜기로 접어들자 육송과 잣나무숲이 훤칠하게 뻗어 본격적인 삼림욕을 하게됩니다. 이곳부터는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내려가며 몸 속 공기를 서울 것과 바꾸었습니다. 허파도 만족해하는 것 같습니다. 산자락으로 내려오자 임간에는 통나무집 산막, 야영장, 취사장, 물놀이장 등 여러 시설이 있어 사계절 가족 산행으로 적당하겠다 싶더군요. 일찍 하산 한 김경호 권사님과 오현숙, 황은영, 황재금 여자 집사님들은 유창선 집사님 차로 먼저 출발하였고, 교회 봉고차에는 김휴숙 집사님과 최예순 집사님이 동승하였습니다. 최예순 집사님의 차내 대화가 기대가 되기도 했었는데 윤명렬 집사님의 비서역을 수행하느라서인지 조용한 실내를 유지하였습니다. 윤집사님께선 오는 길에 분위기 있어 보이는 '달빛 한스픈'(역시 통크게 달빛 한 바가지로 해석하셨음)에서 한 번 쏘시겠다고 하셨지만 서울길을 서둘러야 했기에 그냥 통과하고, 길가 구멍가게에서 파는 '더위 사냥', '메론 바'로 때웠지요. 김동형 집사님은 좋은 새차를 운전하셨는데 사륜 구동 등 첨단 기능이 많아 오히려 잠시 고생도 하였습니다. 봉고차를 운전해 주신 강석인 집사님의 운전 실력은 완전히 베테랑이시더군요. 피곤한 가운데 길까지 밀리는데도 용케 지름길도 찾아가며 큰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6시가 다 될 무렵 앞서거니 뒤서거니 교회에 도착하였습니다. 윤상구 장로님 댁 정원에서 마무리를 하자는 하산 길 장로님 말씀에 모두 기쁘게 찬성했던 터라 머뭇거림 없이 장로님 댁에 들었습니다. 어느새 숯불 바비큐 준비도 해 놓으셨고 예의 무공해 상추와 고추장, 밥과 김치를 야외 테이블에 올려놓으니 훌륭한 야외 만찬장이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보았던 어느 외국 저택의 가든 파티에 뒤지지 않는 즐거운 뒷풀이 시간을 보내며 조동훈 대장님과 오도광 회장님은 다음 달 제헌절 산행을 칼바위 능선이 어떻겠냐고 하십니다. 반대가 있을 수 없지요. 마음은 이미 그 능선으로 달려가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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