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 遺感

by 김성훈 posted Dec 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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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1 09:57:10, 조회 : 33, 추천 : 0

12월이 되면 백화점 매장이나 병원 라운지 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다. 그런데, 이런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이상한 점이 하나 눈에 띈다. 요즘 유행인지 비용 절감을 위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심벌이 빠져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백화점에서 윈도우 쇼핑을 즐기다가, 우연히 오스트리아에 본거지를 둔 유리 제품 브랜드 매장 진열장에서 유리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았다. 높이가 대략 12 - 13 센티 정도의 작은 물건이라 극도로 단순화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아래는 투명한 유리 화분, 가운데는 유리 전나무 그리고 맨 위는 노란색으로 채색된 유리 별,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무리 단순화해도 별은 빠질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별은 장식을 위한 단순한 별이 아니라, 2000년 전 이맘때 먼 곳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러 떠난 세 사람의 동방박사를 작은 마을 베들레헴의 말구유간으로 인도한 별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에게는 메시아의 출현을 알리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구원하러 이 세상에 온 구세주의 탄생 의미는 퇴색해 버리고, 주고받는 선물과 들떠있는 소비 심리로 변질된 요즈음 성탄절을 보면 씁쓸한 느낌이 든다. 본질은 잃어버린 채 껍데기에 치중하는 세태를 꼬집는 오래 전 즐겨 듣던 가수의 노랫말이 새삼스럽게 들리는 계절이다.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생각없이 지껄이는 사람들, 진지한 말을 건성으로 흘려듣는 사람들 ....) 
 
김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