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상 장로님을 추모하며

by 이 본 posted Sep 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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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여름도 그 옷깃을 여미며 가을로 접어드는 9월 첫날, 기쁘고 복된 주일에
하나님 품에 안기신 이 종상 장로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바로 전날 유경재 원로목사님의 임종기도를 받으시고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신 이종상 장로님,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셨군요.

이 나라와 이 민족 앞에 귀한 믿음의 빛을 남기신 자랑스러운 믿음의 선조들로 세워진 우리 안동교회의 한 지체로서 은혜와 기쁨을 함께 나누며, 함께 교회를 섬길 수 있었던 이종상 장로님,
이제는 그렇게도 찬양을 좋아하시던 기쁨의 찬송을 주님 품안에서 천군천사와 함께 마음껏 부르고 계실 이종상 장로님,

그립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조동훈 집사님과 제가 마지막으로 장로님을 찾아 뵌 것은 2주전 이었습니다. 의식이 희미한 가운데 깊은 수면 중에 계셨지만 귀에다 큰 소리로 시편 23편을 들려드릴 때 눈을 번적 뜨시고 번갈아 쳐다보시는 모습이 저희를 알아보는 것 같아 얼마나 기뻤는지요.

그리고 생명을 오직 링겔에 의존한 위급한 상태였지만 어쩌면 그렇게 곱고 평안한 모습을 지니고 계셨는지, 마치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썩지 않은 영광스러운 몸, 부활의 신령한 몸을 입고 이미 영생을 누리고 계신 것 같은 장로님의 깊은 믿음의 마음을 볼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장로님이 홀로 외로우실까봐 하나님께서 그 누구보다도 더욱 가까이 다가오셔서 무척 사랑하셨나봅니다.

장로님은 6.25동난 휴전협정 후 부산에서 환도하던 1953년에 민정홍권사, 조동훈집사, 민대홍장로, 윤남경권사 등과 함께 배덕윤선생을 지휘자로 모셔 찬양대를 본 궤도에 올려놓고, 시무장로로서 여러 부서에서 열심히 봉사하면서도 1986년 시무장로 사임할 때까지, 33년 동안 찬양대장을 5번이나 맡으시면서 한번도 쉬지않고 꾸준히 찬양의 자리를 지키시며, 특별히 후배들을 정성껏 돌봐주며 챙기시던 그 모습 아직 눈에 선합니다.

10여 년 전 주님의 부르심을 예감하시듯 간직하고 계셨던 성가대사업계획서, 여름수양회, 음악 감상회, 50년대 부르던 악보 등 여러 자료들을 저에게 전해주셨는데 이 장로님의 섬세한 일면을 볼 수 있었으며, 성가대에 대한 남다름 사랑이 밑거름이 되어 오늘의 성가대로 이어왔으리라 믿습니다.

장로님은 1953년도에 찬양대를 재정비하여 드린 추수감사절 예배를 회고하면서

    “11월 셋째 주일 추수감사절 예배는 실로 감격적인 예배였다. 강단 앞에는 오곡 백과가 가득  쌓이고 전쟁으로 흩어졌던 안동 가족들이 3년 만에 다시 한 자리에 서 하나님께 예배하던 그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때 연주한 곡이 ‘주께 감사드려(Thanks to be God)’였는데 지금도 그 곡을 들으면 그 때의 감격 스럽던 예배가 생각난다. 아직도 내가 교회의 여러 기관들 중에서 찬양대에 가 장 애착을 느끼고 또한 찬양대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오래 전의 감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라고 그 때의 감격과 기쁨을 전해주셨습니다.

훌륭하신 믿음의 부모님, 그리고 지극한 사랑으로 끝까지 돌봐주신 가족들을 잊지 못하실
이종상 장로님,

이제는 이 세상의 모든 수고를 마치시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친히 예비해주신 처소로 가신
이종상 장로님,


이 땅에서는 홀로 외로우셨지만 하늘나라에서는 ‘나와 함께 가자’고 부르시는 주님의 다정한 손을 붙잡고 누구보다도 주님과 깊은 사랑을 나누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가서 2:10-13)
 

주님께서 약속해주신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주님과 함께 부디 영생복락을 누리시며 안식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