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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샘터* (www.samtoh.com)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9월호 108-109p. 로봇이 사랑을 느꼈을 때 - 스티븐 스필버그의 (A.I.) 김영진 (영화평론가 )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원안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A.I.)는, 영화사에 남을 두 거장의 손길이 공존하고 충돌하는 것을 두 시간여 동안 감상하는 흥분을 안겨준다. 관객은 큐브릭의 냉소주의가 깔린, 사랑 없는 미래 세상의 묵시록에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가, 스필버그의 풍부한 감상주의가 어루만진 인공 지능 인간의 사랑 이야기에 어느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깨닫는다. 미래의 묵시록과 휴머니즘으로 치장한 (A.I.)는, 큐브릭과 스필버그의 상상력이 이승과 저승을 두고 교차하는 근사한 작품이 됐다. (A.I.)는, 미래 세계의 모습에 관심이 많았던 큐브릭이, 엄마에게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소년 로봇을 주인공으로 한 브라이언 알디스의 단편 소설 <슈퍼 토이의 수명은 여름 내내 간다(Super-toys last all summer long)>의 영화 판권을 확보해두고 1979년부터 제작하고 싶어했던 프로젝트였다. 아역 배우에게 연기를 맡기는 것도, 특수 효과의 도움을 빌리는 것도 못미더워 했던 큐브릭은 이 프로젝트를 자신이 제작하고 스필버그가 연출해주기를 바랐다. 두 사람은 큐브릭이 구상한 연출 노트를 스필버그의 침실에 설치된 직통 팩스로 보내주는 사이로까지 발전했지만, 큐브릭 생전에는 끝내 영화화에 착수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큐브릭에 대해 의도적으로 존경을 표하는 스필버그의 겸손한 태도가 (A.I.) 곳곳에 배어 있다. 특히 영화 초반부에는 큐브릭 식의 차갑고 서늘한 화면 감각과, 슬금슬금 다가와 관객의 마음을 베는 것 같은 카메라 이동이 돋보인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의 심금을 울리려는 스필버그의 감상주의가 화면을 압도한다. 그래서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시계 태엽 장치 오렌지> 등의 걸작은 물론이고 스필버그의 , <미지와의 조우> 등의 초기작을 떠올리게 하는, 환상적이면서 차갑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머금은 작품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21세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A.I.)는 어머니를 사랑하고 싶어 하는 로봇 데이비드의 얘기다. 데이비드는 아들이 불치병에 걸린 하비 박사 부부의 집에 들어오지만, 로봇의 신분을 망각하고 어머니를 사랑하고 싶어 한다. 주위 사람은 그런 데이비드를 불편해하고 결국 몇 차례 해프닝을 일으킨 후 데이비드는 숲으로 쫓겨난다. 거기서 로봇 남창인 조를 만나 어머니의 사랑을 얻기 위한 머나먼 여정에 오른다. 이 미래의 묵시록에 스며들어 있는 것은 뜻밖에도 동화의 흔적이다. ‘엄마 찾아 삼만 리’, ‘오즈의 마법사’, 그리고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헨젤과 그레텔’, ‘피터팬’도 생각나게 하는 이 영화의 슬픈 정서는 근본적으로 인간이 되고 싶은 피노키오의 슬픔에 기대고 있다. 진정으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을 짓밟는, 잔인한 세상에 대한 공포와 거기서 벗어나 위안을 얻으려는 희망을 스필버그는 따뜻한 판타지로 그려낸다. 전반부의 섬뜩한 묵시록적 분위기가 서글픈 모험 판타지로 옮겨가는 후반부에서부터 스필버그의 손길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케케묵은 이야기라고?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우화이자 경고다. 큐브릭과 스필버그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인간의 감성을 좌초시킬 것이라는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낸 로봇 데이비드의 메마른 눈동자에 담긴, 사랑을 향한 의지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의지는 인간적인 본능일까. 그것은 미래에도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의지일까. 큐브릭의 선각자다운 혜안은 스필버그의 풍부한 표현력을 통해 아주 생생하게 스크린에 옮겨진다. (A.I.)는 올해 나온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 * 샘터 9월호에 나온 글이라 퍼오기가 좀 그랬습니다. 그런데 샘터사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않는 경우에는 출처만 밝히면 문제가 없다고 하더군요. 안동교회 홈페이지 개발분과에서는 문화게시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좋은 영화/책/공연/음악 관련 좋은 글들(직접 쓰셔도 퍼오셔도 좋습니다.)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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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50년전 처형된 목사의 복권 정일문 2001.09.24 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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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제직 앨범을 올렸습니다 관리자 2001.09.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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