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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쩨쩨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의 성격이나 하는 일이 잘고 지나치게 아끼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입니다. 주로 친구들이나 이웃에게 인색하게 구는 사람에게 쓰는 말입니다. 비슷한 말로 “쪼잔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쩨쩨하거나 쪼잔한 사람은 대개 인간관계보다는 돈이나 물질을 더 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기에 친구나 이웃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데 특정한 어느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대체로 다 쩨쩨합니다. 인간이 타락하면서 하느님의 풍성한 생명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었고, 영원의 세계와 단절되면서 백 년 미만의 짧은 삶 속에 갇혀 살다 보니 다 쪼잔해 졌습니다. 타락한 인간은 그 마음 씀씀이가 넉넉지 못하여 하찮은 일에도 화를 내고, 한 번 틀어지면 좀처럼 화해할 줄 모르며, 자기 가족 이외의 사람에 대해서 지극히 배타적이고 인색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예수를 믿어도 별로 달라지지 않고 그 양상만 바뀔 뿐입니다. 믿는 사람들은 한 번 배운 교리를 절대화하면서 폭넓은 하느님의 세계를 보지 못합니다. 타 종교인에 대해서는 지극히 배타적입니다. 예수를 믿으면 그 성격이 푸근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쩨쩨해지고 인간관계가 더 경직됩니다. “예수 천당-불신 지옥”이란 큰 팻말을 들고 요즈음도 명동거리에서 전도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구호가 바로 오늘날 한국교회의 분명한 신앙의 현주소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분명하게 둘로 갈라놓습니다. 타협의 여지도 없고 중간지대도 없습니다. 예수 믿고 천당 가거나 믿지 않고 지옥가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정말 우리가 믿는 복음인가요? 하느님은 그렇게 무섭고 너그럽지 못하며 융통성 없는 분인가요? 한국교회가 어쩌다 이렇게 편협하며 쩨쩨한 종교가 되어버렸는지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이 쩨쩨한 사람 싫어하듯 한국교회의 쪼잔함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