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제글모음
2009.04.13 15:42

[김창제 글모음 58] 秋感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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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 1927년 11월
 

一, 秋와 自然, 金風颯爽 玉字崢嶸 山高水淸 夜長月明 이러한 美辭妙句를 列擧치아니할지라도 吾人은 秋를 言할 時에는 벌서 淸淨하고 秀麗한 感을 喚起한다. 故로 「士는 悲秋」라고 古人도 感傷的으로 秋를 迎하엿다. 그러나 저 五穀이 豊登하고 白果가 濃熟함을 볼때에 누가 喜悅의 情을 感치아니하랴 其他自然美로보더래도 「霜葉紅於二月花」는 말할 것도 업고 嚴霜을 凌하고 香花를 獨秀하는 黃菊을 볼 때 그 優雅高潔한 美感은 果然 어떠하며 저 碧玉보다도 藍色보다도 더 풀으고 맑게 씻은 天空을 仰觀할때에 實로 悠久悠遠하고 深長神秘한 感이 自生한다. 더구나 朝鮮의 秋天은 世界에 靑空이라한다. 게다가 저 楓岳(金剛山을 秋日楓岳이라한다. 을보라 이야말로 錦繡江山의 名이 誇張이 아님을 알니라 實로 우리는 世界에 獨特한 自然美를 所有한 者리할 것이다.

二, 秋와 文藝 蘇東坡의 前後赤壁賦는 卽新秋와 晩秋에 成한 傑作이다. 讀者―만일 熟讀玩味하면 自然히 秋情을 感할 것이다. 딸어서 秋景이 얼마나 詩情을 惹起하며 洗鍊케하는가를 自得할 것이다. 또 저 毆陽修의 秋聲賦를 보라 讀者는 完然히 그 秋成속의 사람이 되고말 것이다. 王勃의 膝王閣序는 果然 「秋의 文章」이 라고 命名하야도 過讚이 아니라 「時惟九月이오 序屬三秋」의 句를 冒頭로하고 저 落霞는 與孤 祭費하고 秋水共長天一色」이라한 名句에 至하야는 果然擊節歎賞함을 不禁하는바이다. 管原道眞의 謫居吟中에 去年今日侍淸凉 秋思詩篇獨斷腸」의 句에 至하야는 그 秋夜旅灯에 孤叔과 遠懷를 深刻하게늣긴 것을 想像키不難하다 我東의 申光洙는 「靑袍一上萬里船洞庭如天波始秋」라 時를 作하고 後世에 波始秋文章이라는 別名까지듯는터이다. 寒高祖가튼이는 元來文藝를 不知하는 馬上英雄으로서도 저 有名한 大風歌를 作한 것을 보면 秋와 文藝는 무슨 큰 關係가잇슴을 알 것이다. (大風起兮 雲飛陽 威加海內兮 歸故鄕 安得猛士兮 守四方) 

三, 秋와 音樂 張良이 鷄鳴山秋夜月에 玉篇一曲으로 西楚覇王의 八千豣貅를 一時에 離散케 한 것이 엇지 偶然한일이랴. 秋夜의 멜노듸가 들녀올 때에는 異常히 情懷를 刺戟挑發하는 것은 우리도 廋廋히 經驗한바이다. 前赤壁賦中에도 客有吹洞簫者하야 依歌而和之하니 其聲이 鳴鳴然如怨如募하며 如泣如訴하여.... 舞幽壑之潛蛟하고 泣孤舟之嫠婦라함이 엇지다만 洞蕭의 妙音으로만보리오. 여긔에는 亦是 씨슨과씬의 調和로 成한 것이다. 저 有名한 「二十五絃彈夜月 不勝淸怨却飛來」라는 詩句를 보아도 秋夜의 音樂이 얼마나 情緖를 挑發케하는지를 알 것이다. 故로 余는 秋는 音樂의 季節이라고 보고십다.  

四, 秋와 宗敎 漢武帝가튼 怪力家로서도 畢竟汾水上에서 秋風을 맛나서 前日의 非를 悔하고 歸來하엿다. 賴婦, 促織의 聲을듯고 비로소 自己의 瀨惰함을 悔하엿다함도 無理가 아니다. 吾人은 항상 簫簫한 秋風을 맛날때에 自然히 人生의 無常을 感하고 虛榮의 夢을 驚破하게된다 그뿐아니라 秋夜의 靑空을 仰觀할 時에 저 耿耿하는 星辰을 볼때에 自然히 永遠無限絶對의 感이 生하고 딸어서 畏敬의 念이 起한다. 그리고 저 金波가 動하는 田野의 穀物을 볼때에 喜悅感謝의 情이 自發하는 것은 아모리 唯物論者라도 實地經驗한바 일지니라. 그러면 上述한바 悔悟, 畏敬, 感謝 其他絶對의 無限의 感 等은 卽宗敎信仰의 要素라할 것이다.

이로보면 秋는 또한 宗敎心을 養成하는 季節이라할 것이다. 적어도 秋節은 宗敎生活과 密接한 關係가 잇다할 것이다. 

五, 秋와 修養 灯花稍可親이라함은 正히 此時를 指함이다. 秋夜에 고요히 灯火를 對하야 卷을 開하면 時의 移함을 不知하고 讀書三昧에 入할수가잇다. 그리고 講演季節(렉춰씨슨)이라고도한다. 運動,旅行,堔勝다 適宣한 季節이다. 實로 吾人修養에 絶好한 時期이다. 肉的,心的,靈的으로 다 適宜한 時期이다. 아―有爲多望하 靑年들아―이러튼 絶好한 時期를 다만 感傷的이나 享樂的氣味로 虛送치말고 讀書에 運動에 探檢에 思索에 各方面의 修養에 善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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