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제글모음
2009.04.13 16:02

[김창제 글모음 63] 畵龍? 畵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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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 1928년 1월
 

諺에 「보는 虎는 잘 그리지 못하야도 보지 못하는 龍은 잘 그린다 하니 이는 무엇을 意味한말인가? 果然 畵師의 巧拙을 云함인가? 아니라 自古로 龍을 본 者- 업거늘 엇지 그잘 그린지 못 그린지를 알리오 虎는 果然 보는 者가 잇는 故로 人의 眼을 欺치 못할 것이다. 故로 一毫不肖한 点이 잇슴지라도 容赦업시 摘發할 것이다.

 

 

龍은 東洋의 理想的動物이라 想像의 世界에만 잇는 것이다 故로 人은 自由自在로 想像한다 그러나 虎에 至하야는 現實의 動物이다. 그리고 猛獸이다. 人은 저를 두려하고 避한다. 그리하야 그 實物을 描寫하기가 極히 困難하다. 그러면 龍은 우리 觀念으로 - 想像으로 刱造할 수가 잇거니와 虎는 實로 一毫도 吾人의 刱造를 不許하는 儼然한 存在이다.

 

 

 

人은 理想을 가지는 故로 進步發達이 잇다. 그러나 現實을 伴하지 아니하는 理想은 卽 空想에 不過한 것이다. 東洋人 - 特히 朝鮮人은 理想에는 優하나 現實에는 劣하고 言論은 功하나 手腕은 拙하다. 그야말로 時를 作하기는 잘 하지마는 田을 作하기는 실혀한다. 딸어서 虛名을 조하하고 實益을 모른다. 田土를 팔어서 宕巾을 사던 버릇는 現今卒業證書를 사랴한다. 이것이 樹上에 안즌 鳥를 잡으랴고 손에 쥔 卵을 投하는 셈이다. 새는 잡히지도 아니하고 알만 꺠여지고만다. 그 名譽스럽은 學士나 博士號를 엇엇스면 그도 조치 아님은 아니다마는 卒業證書하나도 똑똑히 엇지 못하고 祖先傳來의 家産만 蕩盡하고 고만 漂浪者가 되고마는 일이 얼마나 만흔지 一一이 擧例할 겨를도 업다. 그리고 우리 社會 萬般事를 보면 擧皆有始無終이다 무엇이니 하고 한참 떠들던 것은 얼마 後에는 고만 일음조차 알 수가 업시 되고 만다. 누가 말하기를 朝鮮人은 創作性이 만타한다 그러나 持久性이 不足하고 忍耐力이 缺乏하야 고만 中途而廢하고 結末이 업다한다. 百事에 大成과 完結을 볼 수가 업다. 이것이 吾民族의 今日 此悲境에 빠진 큰 原困이다. 우리의 이 習性과 이 氣質을 改造하지 아니하면 果然 할 수 업다.

 

 

 

歐洲의 民族性을 볼지라도 라民族민족은 榮華를 조하하고 튜톤民族은 質實을 조와한다. 그 結果는 어떠하냐? 所謂 科學文明이란 것이 거의 튜톤民族의 손으로 나아온 것을 보아도 알 것이다. 中에도 英,獨人은 果然 無言實行하는 民族이다. 英人의 風氣은 特別히 沈黙을 조하한다. 新聞을 보고 자미스럽은 말이 잇서도 좀처럼 옆헤 사람에게 이야기를 아니하는 人이 라고 한다. 그리하야 「無言의 國民」이라는 別名까지 잇게 된 것이다.

 

 

 

現代發明王 에博士박사는 「一分의 希望과 九十九分의 努力으로 成功하엿다」 고 말하엿다.

 

 

 

(1%의 Aspiration과 99%의 Perspiration) 우리도 인제는 땀을 좀 흘녀보자 손에 못이 좀 박여야 하겟다. 筆도 必要하고 舌도 不可缺 할 것이다. 宣傳도 運動도 다 어느 境遇 어느 程度에는 必要치 아님은 아니다마는 最後決定은 手라야 한다. 淨潔하고도 頑强한 手를 要求한다 敏活하고도 健實한 手를 기다린다. 이 떠러진 朝鮮을 救援할 者는 다만 이러한 手腕을 所有한 者일 것이다.

 

 

 

보지 못한 龍을 畵가기를 잘하고 보는 虎를 畵치 못하는 者들아! 諸君은 다만 理想의 나라를 憧憬하면서 現實의 悲哀를 免치 못하는 者들이 아닌가? 아니 차라리 虎를 畵하기 보다도 牛를 畵하는 것이 나흘가한다. 古語에 「畵虎不成이면 反猶拘子」라 하엿다.

 

 

 

龍은 風雲造化를 부리고 虎는 百獸의 長이라하야 우리 人類社會가 아직 蒙昧한 封建時代에서 萬人의 崇敬하는 바 所謂 英雄豪傑이란 者를 龍虎에 此하엿다. 君王에게는 龍字를 將軍에게는 虎字를 附한다. 그려먼 過去의 封建時代를 龍虎時代라 한다면 今日 民衆時代는 牛羊時代라 할 것이다. 보라 龍은 本是 想像뿐인 偶像이니 論할 것도 업거니와 虎로 말하면 現今 그것을 恐怖하는 者가 誰이냐 昔日에는 어린 아희들 우름을 긋치게 하는대도 저긔 虎가 온다고 하면 直効가 잇섯지만 今日 아희는 虎란 것은 잘 알지도 못할 만큼 되엿다. 아직 動物園 鐵艦內에서 玩弄物은 되고 잇지마는 그것도 遠將來에는 滅種이 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牛羊만은 人類가 地球上에서 업서지기까지는 永遠히 繁殖할 것이다.

 

 

 

이 新年을 當하야 最先으로 祝福하는 것은 「虛僞를 바리고 眞實을 힘쓰자」함이다.

 

 

 

特히 今年은 龍의 年이라 하야 龍의 이야기 거긔 關한 典故로써 新聞紙面을 꽤 粧飾하고 文士들의 原稿料나 몇푼생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關係가 잇느냐 말이다. 智識에 목말으고 밥에 주린 우리 民衆에게 무슨 도음이 잇는가. 龍王님이 病患이 계시엿다는지 호랑이 담배 먹든 이약이가 다 飽食者의 消化劑나 될것인가. 이것을 童話로 쓴다면 別問題이다.

 

 

 

그러타고 余는 實利主義者는 아니다. 藝術의 價値를 否認하는 바는 아니다. 다만 時代를 딸어서 前進하며 改善할 것을 말함이다. 卽 現實的으로 民衆的으로 나아가자함이다.

 

 

 

아- 諸君은 果然 龍을 畵하랴는가? 虎를 畵하랴는가 또는 牛를 畵하랴는가?

 

 

 

(一九一七, 一二 二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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