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제글모음
2009.04.13 12:00

[김창제 글모음 42] 信仰과 迷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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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 1926년 9월
 

信仰은 單히 疑惑의 反對인 信認을 指함이 아니라 信賴하고 崇拜함을 云함이다. 다시 말하면 宗敎的 心理狀態이다. 즉, 人生과 自然을 超越한 어떤 實在를 信賴하고 崇拜함이다. 西語에 曰 「人의 所信은 人生의 大事라」함은 곧 人이 自己 信仰하는 바 對象을 따라 向上하며, 혹은 墜落하는 까닭이다. 칼 나일이 「蛇牛를 拜하는 者는 蛇牛와 같고 狐狸를 拜하는 者는 狐狸와 같다. 一 國民의 道德․智性은 그 崇拜하는 바 表象에 넘지 못한다…… 故로 國民이 만일 天魔를 拜하면 그 性情은 天魔가 될 뿐이오, 國民이 만일 鬼神을 拜한 즉 그 操行은 鬼神이 될 뿐일 것이다. 온 天下 온 國家가 財神의 奴隸가 되면 其 天下 其 國家는 곧 頑々 無血虫의 陳列場일 따름일지니, 果然 人類의 崇拜가 可恐 可愼할 바가 아닌가」함은 可謂 千古의 至言이라 하겠다.

그러면 迷信이라는 것은 곧 所信의 對象이 吾人의 理想과 智識을 滿足케 할 수 없음을 指함이다. 迷信을 大略 三種으로 分할지니, 一, 科學的 迷信, 二, 實際的 迷信, 三, 宗敎的 迷信이다. 科學的 迷信이라 함은 즉, 科學的 智識이 不完全함으로 因하여 眞理에 違反되는 言을 敢唱함이니 例를 示컨대 天圓地方天動地靜이라든지, 生物 偶然設이라든지, 國家神權設 같은 따위와 實際的 迷信이란 것은 實際上 可能치 못할 事, 즉 不合理한 思想―空想을 함부로 實現할 줄로 信하는 것이다. 卽, 事業을 成하는 方法에 對하여 生하는 誤診이니, 小하면 日常生活에 關한 事로부터 大하여는 國家의 經營에 及하는 者이오, 宗敎的 迷信이라 함은 곧 世人이 普通 말하는 迷信이라 하는 者인데, 人과 實在와의 關係에 對한 謬見이라. 그런데 余가 此에 論코자 함은 卽 이것이다. 大抵 信仰이란 것은 憑依의 感情이 있는 것이라 하면 迷信도 亦是 憑依의 感情을 가진 것은 無異하다. 그러면 信仰과 迷信의 區別은 어떠할까? 가령 木片石塊에도 靈이 있다고 崇拜한다든지 神께 祈禱만 잘하면 疾病을 退治하거나 危害를 得免할 줄로 信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程度問題이오 質的問題가 아니다. 基督敎에서도 古來로 祈禱治病과 祈禱免災를 行하여왔다. 그러면 「現代人의 智識에 不相合한 信仰이라」할 것이다. 信仰은 亦是 進步的이오 固定的이 아니다. 昨日 信仰이라 하던 것이 今日 迷信됨은 그다지 怪異할 것도 없다. 그러면 今日의 所信이 어찌 永久히 正確할 것을 斷言할 수 있으랴. 木片石槐에 靈이 있다든지 避凶就吉이 專혀 眞言과 呪文에 있다고 信하는 것은 今人의 智識으로는 到底히 滿足히 여길 수 없을 것이다. 信仰과 智識의 關係를 物로써 譬하면 智識은 石炭(燃料)과 같고 信仰은 熱과 같다. 石炭이 아무리 山積하였을지라도 熱을 加치 아니하면 燃燒할 수 없어서 아무 運動이 없이 그저 暗黑한 炭塊대로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智識이 아무리 贍富할지라도 信仰의 火를 加치 아니하면 아무 活動이 없을 것은 自明한 理이다. 故로 科學과 宗敎는 矛盾되고 衝突되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相扶相助하여 人生의 生活을 有力하게 하고 그 意義를 指示하는 것이라 하겠다. 보라, 古來로 偉大한 宗敎家는 亦是 廣博한 智識의 所有者이다. 이와 反對로 不信의 科學者로서 畢意 悲慘한 末路를 取하거나 或은 人世에 對하여 아무 貢獻이 없는 高等 遊民이 되고 마는 것은 우리가 熟知하는 事實이다. 近日 籍한 情死問題도 흔히 智識階級에 있는 不信의 靑年을 中心으로 하고 일어나는 것이다. 만일 彼等으로 하여금 正當한 信仰이 있었던들 如彼한 最後를 取하지 아니하였을 것은 誰든지 否認치 못하리라 한다. 信仰은 單히 感情的이 아니다. 一面으로는 明哲한 智慧가 되며 一面으로는 鞏固한 意志가 된다.

然則 信仰과 迷信의 問題는 結局 信仰과 智識의 問題가 될 것이다. 智識은 迷信을 打破하고 信仰은 智識을 活用하나니라.

(一九二六年 八月 二二日 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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