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제글모음
2009.04.01 12:50

[김창제 글모음 20] 精神부터 自己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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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 1923. 3.

精神부터 自己 것을

金 昶 濟

나는 今日 自作會 規則書를 得見하였다. 매우 반가이 보았다. 그리고 나도 入會를 하려고 생각하여 보았다. 會員의 義務를 詳考하니, 一․衣食 日用品을 朝鮮品을 할 것, 二․土地 家屋을 買渡 又는 典執치 말 것이라 規定하였다. 나는 우선 나의 몸을 돌아보았다. 몸에 걸친 洋服은 明日이라도 벗고 朝鮮服으로 할 셈 잡고〓그것도 純 朝鮮産으로 一襲을 만들려면 困難치 아니할 것은 아니지마는〓帽子는 어찌 하나? 洋靴는 어찌 하나? 其他 日用品을 생각하여 보았다. 아, 나의 泉筆은? 오, 이 手帖은? 아, 이 鉛筆은? 아, 이 面刀 囊刀는? 에구 또 나의 生命으로 아는 이 書籍들은? 新聞 雜誌들은? (죄다 洋紙에 活字로 印刷한 것이다) 그리고 나의 不動産이란 것을 생각하여 보았다. 土地란 것은 벌써 죄다 팔아먹고 立錐之地도 없거니와, 나의 住家라는 것이나 完全 所有가 아니다. 아, 그러면 나는 이 自作會의 會員되기는 아주 絶望이라고 斷念하였다. 그리고 저녁에 舍館에 돌아와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灯 아래서 鐵筆을 잡고 原稿紙(洋紙)를 對하였다. 그래도 섭섭한 생각이 나서 나의 所有 中에 朝鮮出品을 찾지 않았다. 테이블, 椅子, 書箱, 트렁크, 겟도, 齒刷子, 石鐱… 아주 제로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自身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果然 朝鮮人인가? 나는 朝鮮人이라는 意識은 分明하다. 저녁밥에 김치 깍두기를 먹고 지금 溫突 위에 睡○을 놓고 앉았으니 朝鮮人이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洋服을 입고 椅子에 앉았다고 英美人이 된 것은 決코 아니다. 나는 적어도 四千年 歷史를 가진 배달民族이라는 精神으로서의 朝鮮人이다. 나는 또 世界的으로서의 朝鮮人이다. 나는 벌써 二十世紀의 朝鮮人이라는 意識은 가장 强固히 가졌다고 自信한다. 그리하여 朝鮮人으로서 잘사는 同時에 世界人으로 하여 잘살아보고자 한다. 다시 말하면 무엇보다 먼저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러하다. 人은 먼저 人이 된 後에 모든 일을 할 것이다. 아니 사람노릇 하는 것이 卽 最大事다! 나는 「善行은 善人을 作치 못하고 오직 善人이 先行을 할 뿐」이라고 道破하신 루터 先生의 名言을 深信한다. 「人이 만일 重生치 못하면 天國을 보지 못하니라」하신 基督의 말씀이 어찌 我를 欺하시리오. 옳다. 人은 理想鄕을 찾는다. 그러나 우리가 重生하기 전에는―天國이 비록 앞에 있으나 視而不見이다. 옳다. 近日 일어나는 諸般 運動이 다 훌륭하다. 民立大學도 훌륭하고 彰文社도 훌륭하고 經濟會도 훌륭하고 自作會가 더욱 훌륭하고 各處에서 蜂起하는 斷烟同盟會, 禁酒會는 더욱 훌륭․훌륭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每日新聞 紙上에서 이러한 消息을 들을 時에 이상스럽게 曾 國債報償斷烟同盟會이 聯想이 되고 東學黨이나 一進會까지도 聯想이 된다. 「摩不有初라 鮮克有終」이라 함은 어찌 四千年前 古聖人의 歎息 뿐이리오. 「終日不食하고 終夜不寢하야 以思하데 無益」이오. 다만 먼저 人이 되어야 하겠다. 소돔․고모라가 滅亡한 것은 義人 十名이 없는 때문이다. 아아, 今日 朝鮮이 極度의 窮境에 빠진 것은 무엇 무엇보다 「人」이 缺乏한 때문이다. 「糧食이 없어 饑饉이 아니오 水가 없어 渴한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言을 듣지 못한 것이 飢渴이라」고 歎息한 아모스(아모소 八○十一)와 같이 ○○○○는 바이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自己를 찾어야 하겠다. 自己精神을 가지어야 하겠다. 人哭我亦哭이오 人笑我亦笑의 格으로 놀아서는 안되겠다. 그리고 誠心誠意로 一以貫之하는 精神을 가지고 萬事에 根氣있고 勇敢하게 나아가자. 自給의 生活을 다만 物質的으로만 求하거나 細節에 拘泥될 것 같으면 畢竟 自家撞着에 빠지고 終局에 自暴自棄의 悲境에 入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積極的으로 自給의 道를 開치 아니하고 다만 消極的으로 들어가면 워낙 缺乏한 것이야 어찌하나. 깨기름의 燈盞불 켜고 즁추막 입고 가마 타는 時代에 逆上하기 前에야 어찌 하는가?

나는 지금 朝鮮人이 日用하는 言語에도 自給치 못함을 慨歎하노라. 昨夏 敎員講習會에서 兩處 百餘名의 敎員에게 朝鮮語 講演을 試한 事가 있다. 우리는 朝鮮人인즉 우선 朝鮮이라는 二字의 正音을 知하는가? 問하였다. 그리하여 都合 六箇의 答案을 得하였다. 朝字는 죠ㆍ조ㆍ됴 鮮字는 션․선이다. 上下字를 配合하면 즉 如下한 六組의 文字이다. 조선ㆍ죠선ㆍ됴선ㆍ조션ㆍ죠션ㆍ됴션 等이다. 그러나 終是 確言하는 者는 一人도 없었다. 이것이 더욱 知識階級 아니 敎育者들임에 對하여 喫驚치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現今 朝鮮靑年間에는 社交上 第二人稱의 代名詞를 제것으로 못쓴다. 자! 보라. 日語도 변변히 모르는 人이라도 人의 姓을 稱할 時에는 반드시 「상」字를 쓴다. 「긴상」 「리상」이라고 부르고는 매우 대접하여 말할 줄로 여긴다. 어떤 영어책에는 「미스터」를 ‘상’이라고 譯한 것이 있다. 이것을 發見한 나는 한번 絶倒치 못하였다. 人을 敬稱하는 慣用語까지도 제 말을 쓰지 못하는 精神빠진 朝鮮人이 其他 무엇을 自作自給하겠는가?

그리고 近日 思想界를 보면 漸漸 惡化하여가는 것도 否認치 못할 事實이다. 舊道德은 벌써 根本부터 흔들려서 到底히 人心을 支配할 力이 없고 新道德은 아직 着根도 못하였으니 어찌 하자는 말인가? 近日 무슨 講演會에든지 「야지」 없이 靜穩하게 마침이 없다. 남의 演說에 「야지」하는 것은 元來 國民道德의 最低級임을 表徵할뿐이다. 나는 歐美 文明國에서는 그따위 聽衆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議會에 六時間의 長演說을 한 글래스톤 같은 이는 그 反對黨에게 「야지」를 만났다는 言을 듣지 못하였다. 만일 自己 意見에 不合할진대 聽한 後에 機會를 얻어서 公然히 辯駁하거나 自己의 主義, 學說 等을 主張하는 것이 男子다운 態度이오 公德있는 國民이라 할 것이다. 近來에는 神靈된 禮拜堂에서 說敎하는 손님에게까지 「야지」하는 無賴輩가 있다. 그것이 平信徒도 아니오 敎會職員이라 함에는 三舍를 避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現狀이 다 무엇을 表徵하는 것인가?

無他라! 自己를 自制할 能力이 없는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自己精神으로 살지 못하는 者이다. 群衆心理에 被動된 者이다. 露西亞 軍擾中에 一兵卒이 自己의 上官을 攻擊하는데 傍에 一士官이 『汝는 何故로 汝의 恩人을 攻擊하느냐』 물은 즉 『아! 여보시오! 他 兵卒들이 다 저렇게 攻擊하는데 제가 어떻게 혼자 있을 수가 있어야지오』라고 答하였다 한다. 아아! 今日 朝鮮人이 무엇하여야 먼저 自己精神을 가져야 하겠다. 「精神부터 自己 것을」 가진 후에 모든 것을 自己 所有로 할 수 있다 하노라.

(一九二三. 二. 五. 松南 寒灯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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