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2011.06.13 18:01

카라바조 - 성 앤드류의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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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ggio

성 앤드류의 십자가(The Crucifixion of St Andrew)

1609-10. Oil on canvas, 202,5 x 152,7 cm, Museum of Art, Cleveland

<성 앤드류의 십자가>는 당시 나폴리를 통치하고 있던 스페인 총독 후안 알론소 피멘텔 에레라(Juan Aonso Pimentel y Herrera)의 주문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총독의 고향이었던 스페인 발라돌리드의 저택이 소장하고 있던 17세기의 작품 목록에 이 그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 앤드류의 십자가>는 마치 카라바조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염두에 둔 작품처럼 보인다. 십자가에 달려 최후의 죽음을 기다리 있는 성 앤드류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그림은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십자가에 달려서 죽고 싶어했던 성자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나폴리에서 그려지 두 개의 대형 제단화 중 현존하고 있는 <성 앤드류의 십작>는 미국 클리블랜드 예술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품 <성 앤드류의 십자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 앤드류의 기적에 관한 중세의 전설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성 앤드류는 모마의 귀부인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십자가 처형을 받게 된다. 화면은 십자가 주위로 몰려든 사람들의 간청에 의해 성 앤드류의 십자가 처형이 취소되고, 사형집행관이 성 앤드류의 십자가에 묶여진 노끈을 풀려고 하는 장면을 포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석방의 순간, 성 앤드류는 자기가 믿고 있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 달려 죽기를 간청하는 기도를 간절히 드린다. 늙은 성장의 간절한 기도가 응답되었고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 십자가 틀에 묶인 노끈을 풀려고 성 앤드류에게 다가갔던 사형집행관의 손이 마비되면서 성 앤드류는 기도한 대로 십자가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카라바조의 <성 앤드류의 십자가>는 바로 이러한 성 앤드류의 최후에 대한 중세 전설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카라바조는 자신에게 임박하고 있는 죽음을 예측이라도 하는 듯, 십자가에 초라하게 달려 마지막 임종을 기다리고 있는 성 앤드류의 모습에서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을 모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그림은 단순히 사실의 재연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작품을 통해 신앙고백을 드리고 있으며 참회의 기도를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카라바조의 위대성은 관람자로 하여금 화면에 나타나고 있는 종교적 결단에 참여하도록 촉구하는 힘에 있다. 십자가 위에서 죽어가는 성자 앤드류의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군인이나 노파만이 아니었다. 카라바조는 이 그림을 관란하고 있는 위 모두를 십자가 아래로 불러 모은다. 짙은 어둠을 배경으로 한 줄기 빛이 죽어가는 늙은 성자의 몸으로 쏟아지고 있다. 우리는 그 빛을 바라보면서 그 순간, '앤드류'가 도길 갈망한다. 아니, 더움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은 카라바조가 도기를 갈망한다. 한 줄기 구원의 빛이 우리에게도 임했으면!

김상근 <이중성의 살인미학 카라바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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