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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우물에서 라헬을 만남

by posted Oct 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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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우물에서 라헬을 만남

        그림 : 얼윈 스펙터

얼윈 스펙터(1806-1835)는 착실하고 총명한 청년화가로 깊은 종교적 신념을 갖고 있었다. 독일 함부르그에서 출생하여 교육을 받은 후 다시 무니히와 로마에 가서 연구하였다. 학업을 마치고 돌아오자 얼마 안되어 아깝게도 서른살 안쪽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차근차근히 일하였으며 주로 초상화나 성화를 남겼다. 표지의 그림은 그가 21세 때 그린 작품인데 화려한 색채와 청춘의 낭만적 정열이 기교의 결함을 충분히 메꾸고 있다.

이 아름다운 경치는 다만 찬란할 따름이다. 여름 하늘 아래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서있고, 기름진 목장에는 나그네의 마음을 끄는 아담한 농가가 있으며 멀리 수평선으로 뻗어나간 푸른 바다를 아담스런 산줄기에다 병풍인양 에워싸고 있다. 여기는 평화로운 땅이다. 양떼는 순하게 풀을 뜯으며 샘물을 마신다. 목자들은 수염이 하얀 노족장의 옛날 이야기에 귀를 기우린다. 라반의 어여뿐 딸 라헬도 양떼를 몰고와서 이야기를 듣는다. 형 에서의 칼을 피하여 망명의 길을 떠난 야곱은 라헬을 보자 꿈에서 받은 하느님의 언약이 이루어진 것을 믿는다.

야곱은 라헬과 입을 맞추며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라헬을 아내로 삼으려면 여러 해를 지내야 하지만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에게는 며칠밖에 안되어 보인 것은 그가 라헬을 사랑하였기 때문이다."

창세기에 기록된 야곱의 이야기는 히브리 역사 초기의 원시사회 풍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야곱이 일생을 통하여 라헬에게 헌신한 그 사랑은 후세에 와서 모세의 율법과 예수의 교훈에 나타난 교훈과 가족제도에 드높은 도덕적 관념을 심어 놓았다.

스펙터의 그림에서 야곱과 라헬이 만나는 장면에 옛날의 풍채가 있다면 그것은 두 젊은이가 서로 부드럽고 점잖게 존경하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예절이란 것이 개인의 인격과 존엄성에 대한 내적 신념을 밖으로 나타내는 표현이라는 것을 잊어 버리기 쉽다. 진정한 기독교 사회는 이러한 토대 위에만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