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2007.10.11 02:11

카라바조 - 베드로의 부인(否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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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ggio

베드로의 부인(否認)

1610, Oil on canvas, 94 x 125 cm, Shickman Gallery, New York

<베드로의 부인> 역시 성자의 고뇌를 표현하고 있는 카라바조의 말기 작품이다. 예수가 체포된 날 밤, 제자 베드로는 고초를 당하고 있는 예수를 멀찍이서 따라간다. 달려 그를 얼싸안고 "이 분이야말로 우리의 메시아다"라고 소리칠 용기가 그에게는 없다. 목숨을 지켜야겠고 그렇다고 나 몰라라 돌아설 수 없으니, 그것이 베드로의 고뇌이자 한계였다. 그저 끌려가는 예수를 멀찍이서 따라갈 뿐이었다.

어스름 새벽녘, 모닥불 가에서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있던 베드로를 한 하녀가 알아본다. "당신도 저 갈릴리사람, 예수와 함께 다닌 사람 아닙니까?" 그러나 베드로는 저주하며 맹세하듯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라고 대답한다. 카라바조의 작품은 하녀의 말을 부인하고 있는 베드로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여기서 다시 배경이 짙어지고 등장인물이 확대되어 나타나고 있다.

카라바조의 주된 관심은 긴박한 상황을 접하고 있는 베드로와 하녀의 얼굴에 쏠려 있다. 한 줄기 빛이 쏟아지는 곳도 그녀의 얼굴이다. 하녀는 베드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베드로는 자신과 예수의 관계를 애써 부인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하녀에게 거짓말을 해야했던 성자 베드로의 짙은 회한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초대교회에서 성 베드로의 배신설화는 수많은 초기 기독교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이야기이다. 자신들도 로마의 압제를 받고 예수를 부인해야말 했던 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성 베드로의 배신설화를 통해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발견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해야 했던 그들은 성 베드로의 배신설화를 들으며 함께 울었다. '닭이 세 번 울기 전에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고 한 예수의 말씀을 기억하며 베드로가 비통하게 울음을 터트렸듯이 그들도 지난날의 잘못을 기억하며 누물 흘렸던 것이다.

카라바조는 배신하는 성 베드로를 화폭에 옮기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불신앙을 회개했던 것일까? 아니면 살인과 폭행으로 점철되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회한과 죄책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


김상근 <이중성의 살인미학 카라바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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