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문화 시리즈 6
<새벽 별 같은 은총으로 주님 어서 오소서>
아기예수에게 예물 드리는 동방의 왕들
“동방 박사 세 사람, 귀한 예물 가지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별 따라 왔도다.
오~ 탄일 밤의 밝은 별, 아름답고 귀한 별
아기 예수 계신 곳에 우리 인도하여라.”
주일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에 성탄 때면 빠짐 없이 부르던 이 노래는 너무나 많은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얼마 전 <샬롬문화> 표지에 올릴 그림을 찾고 있는데, 미암교회의 강정훈 장로님께서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구입한 귀한 엽서를 보내주셨다. 어렸을때 마음에 그리던 동방의 왕(박사)들이 그토록 찾아 다니던 메시아인 아기 예수님을 찾아 경배하는 모습으로, 17세기 초 벨지움의
Messines 수도원에서 만든 성화였다.
놀라운 것은, 예수님 생애에 긴하게 쓰일 황금, 몰약, 유황을 예물로 받치고 있는 동방의 네 왕들이 백인, 황인, 흑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의 긴 옷자락이 중세 이후 보아 온 붉은 색, 청색 배합에 흰빛 너울이 아닌 완전히 청색일색이었으며, 동방에서 온 왕들은 붉은 옷을 걸치고 있다.
성모께서 지니고 있던 십자가의 보혈 같은 붉은 빛 자애를 이 귀한 손님들에게 어느 사이 나누어 주셨는가, 자신은 하늘의 뜻만 따라 사는 순종의 의지인 양 하늘 빛 옷을 걸치고 계셨으니.
멀리 헤롯 왕궁과 헤롯의 명을 받아 메시아로 오신 예수를 없애기 위해 모든 남자 아기를 학살하라는 왕명을 받은 군사들의 모습이, 어두운 역사의 배경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주처럼 아기예수 나신 마굿간을 둘러싼 황토 빛 우주엔, 생명이 넘치는 꽃과 곤충과 과일 열매가 어우러져 이 땅 위에 다시 오실 희망의 메시아를 미리 알려주며 속삭이는 듯 하다.
밤 하늘의 별을 따라 몇 만리를 달려 온 동방의왕 들도 그 밤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도 모두 어두운 밤의 장막이 빨리 지나고 새 역사가 시작될 새벽을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다.
나의 삶이 이제 막 태어난 아기이든 팔팔한 젊은이든, 죽음을 맞이할 노년이든 자신의 때에 알맞게 대비하며 새벽을 기다릴 때, 내 영의 눈은 다시 오실 주님을 뵙게 되리라.
이 대강절에 은총의 새벽별처럼 눈을 떠, 새롭게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주님, 어서오시옵소서. 마라나타!
글/ 윤경남 Yunice <샬롬문화> 1997. 겨울호
그림/ 아기예수에게 예물 드리는 동방의 왕들(17세기 초 벨지움의 푸레미스에 Messines 수도원에서 제작된 성화/영국대영박물관 소장/ 그림제공 강정훈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