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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의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길 1

 

                                                    글&사진 윤 경 남 Yunice  Min

 
Night View of the Alhambra Palace 글&사진Yunice 
                                     
     멀리 시에라 네바다산맥위엔 흰 눈이 그대로 있는데 사월의 훈풍에 라일락 향기가 멀리서 찾아 온 우리부부에게 다정하게 스며든다. 참 멀리도 찾아왔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해
가는 우리의 여정 치고는 많은 시간을 이곳에 나누고 있다.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다는 뜻이며 알함브라궁은 붉은 성채를 의미한다. 이 성을 붉은  에머랄드라고도 하는데, 그곳에 가보면 알게 된다. 낮에는 올리브나무와 전나무, 아이비덩굴로 덮인
에머랄드빛 성채가 밤이면 붉은 횃불같이 타오르는 모습을 보게 되므로.

     세계문화유산의 하나이며, 세계 7대 불가사의 후보에 든 스페인땅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성. 그나마 호텔에서 예약해주지 않았다면 들어가지도 못할번 했다.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는 3,300, 오후엔 2,100, 저녁엔400명만 입장시키기 때문이다.

1492, 기독교국토회복운동의 기치를 든 스페인의 페르디난드왕과 이사벨라 여왕부부가 알함브라성에 무저항으로 입성했고, 성채입구엔 그들의 손자인 카를로스 5세가 지은 궁전이 문앞을 가로막고 서있다. 마치 비싸게 주고 산 불후의 명작 그림위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고 덛칠 해놓은듯 어울리지 않았다.

 

    기독교문화에 젖어 살아 온 우리에게 이 알함브라궁은 완전히 이질적인 무슬림문화의   환타지에 빠지게 했다. 등나무꽃이 신부의 화관처럼 늘어진 무지개 문을 들어서자 맑은 하늘에 슬프게 울려오는 타레가의 클래식 기타가 내 마음의 줄을 타고 들려온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버림 받고 이곳에 와서 달밤에 작곡하여 부른 알함브라궁의 추억은 이 궁의 뜰을 거니는 동안 구석구석에 퍼져가고.

 

    가슴이 떨리게 하는 타레가의 트레몰로조(비브라토)는 이 궁의 여름별장인 헤네랄리페에서 절정에 이른다. 네바다 산꼭대기에서 지하수로를 따라 흘러 온 물들이 양편에서 열두줄기의 분수로 내뿜는 대리석 십자가길 위에 넘쳐흐르고.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가에 핀 온갖 꽃들과 새들의 교향악에 타레가의 기타 음율이 춤 추는듯  흐느적인다.

   

   트레몰로, 샘물의 트레몰레!

   이 영원한 샘물은 또한 이 나라의 성녀 데레사가 일러준 영혼의 성의 제일궁실 같다. 그  궁실에서 올리는 묵상의 적극적인 기도의 고뇌가 마치 수원지의 물을 이 먼곳에 물통에까지 끌어드려야만 하는 힘겨움에 비길만 하다. 세상의 모든 즐거움은 물가에 피고 지는 꽃 풀들에 지나지 않게 된다.

   

   트레몰로, 허무한 꽃들의 트레몰레!

   그 고통을 이기고 수동적인 관상의 세계를 보이는 곳은 바로 정의의 방을 지나자 활짝 열린 긴 연못이다. 사막 시절에 그리던 오아시스를 인위적으로 물을 끌어들여 만든것으로, 직사각형의 못 둘레에 심은 낮은 키의 관목에서 이름한 관목숲의 뜰Court of Myrtles 혹은 연못 궁전이라고도 부른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못 주위를 거닐어도, 궁전의 지붕과 야자수가 비취는데도, 이슬람 전통건축으로 대칭과 비례를 정확하게 측정해 지은 건물이 다 드려다 보여도 수면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오아시스에 물을 끌어들인 환희와 자만을 감추고 관상의 기도속에 잠겨 있는듯.


     트레몰로, 기도의 트레몰레!  


     성녀 데레사가 겪은 영혼의 어둔밤은 열두지파의 상징인 열두사자의 입에서 각 궁실로  이어진 수로에 물을 대주는 사자궁의 분수를 지나 방마다 분수가 설치된 방들을 돌아볼 때 이다. 한 귀퉁이가 헐겁게 흘러내릴듯 버티고 있는 아벤세라헤 궁실의 둥근천정엔, 팔각형 의 별을 두개 겹쳐 놓은 벌집모양의 원형천정. 우주와 같은 둥근천정에 박힌 보석들이 어둔밤의 희망처럼 반짜기고 있었다
  
    트레몰로, 별들의 트레몰레!

     성벽 종탑 위에 기마병조각을 풍향계로 만들어 놓고 적이 오면 그 기마병이 방향을 알려주었다는 곳, 그외에도 한없이 많은 전설을 다음에 풀어보기로 하고 알함브라궁을 나섰다. 그러기엔 너무 아쉽고 그렇다고 저녁 티켓을 끊기엔 너무 비싸서, 우리는 어둔 밤 속에서 알함브라궁의 모습을 보려고 그 맞은편 알바이신 마을로 택시를 타고 다시 올라갔다. 

 

    붉은빛 에머랄드의 알함브라궁은 밤에 더 화려하고 처연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불타는듯한 알함브라궁을 바라보며, 이 신비에 쌓인 예술작품 같은 궁성을 떠나야 했던 나시르왕조의 마지막 왕 보압딜의 마지막 한숨이 들려온다. 보압딜은 왜 불 타는듯한 내 사진처럼 이 궁성을 불태워 버리고 떠나지 않았을까?  

  

   하기야 불꽃 속에 사라지지 않았기에 우리는 그 붉은 영혼의성을 산책할수 있었고, 너무나 맑아 달빛처럼 슬픈 타레가의 기타 소리도 들었겠지만.

   트레몰로, 영혼의 트레몰레여!!


  

                               
                                          Cruciform fountain of Generalife PalaceGarden 글&사진Yunice 
 

                                            
                                          Bee Comb Ceiling of the Abencerrajes Room  글&사진 Yunice

                  
 
Court of Myrtles, Comares Palace,Alhambra  글&사진Yu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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