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도광 집사님을 처음으로 뵈온 것은 200066, 북한산 족두리봉 등산에서 였습니다. 저와는 재동초등학교 동문이 되시고 같은 교회 교우로서도 오랜 기간을 공유하였겠지만, 20년 가까운 연륜 차이도 있거니와, 그 분은 언론계 · 체육계 · 사랑의 장기운동본부 고문직 등과 여러 모임에서 주동적으로 바쁘게 활동하시는 한편, 저 또한 왔다리갔다리 출석교인에 불과한 생활을 해온 터라 교회에서도 조우할 일이 없었기에, 불광역 출구 앞에서 처음 만났을 땐 김용원 장로님께서 저를 황재금 남편으로 소개하며 인사를 드렸었지요.

 어느 새 12년 시간이 흘렀습니다만 산행 후 오회장님(저에게는 안동산우회를 인연으로 만났고, 거의 백여 차례에 이르는 산행 동지이자, 영원한 산우회 회장님으로 자리매김 하셨기에)북한산 젖꼭지 바위 등반보고산행후기를 읽어보니, 저를 연부역강(年富力强)40대 장년으로 앞으로의 산행에서 마음 든든한 주역으로 기대를 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산행 이후 오회장님과 같이 수년 간 산을 오르며 자연스럽게 친숙해지면서 저 또한 그 분의 인간적인 매력에 차츰차츰 빠지게 되었습니다.

 매달 빠짐없이 산행을 기획하시고 공고하시며 진행하시는 강한 의지와 뚝심, 아마도 미국의 자제분이 보내주셨을 것 같은 노스페이스상표의 파란색 배낭과 멕시코에서 구입하셨다는 챙 넓은 카우보이 모자, 세련된 디자인의 배낭과는 동떨어지게 스텐 컵과 키친 타올을 매다시고, 뒷축이 다닳아 앞창과 거의 같은 높이의 등산화에서 느껴지는 관록의 포스!

 꾸밈없이 우직하시고 계획한대로 밀고나가시는 든든한 돌격대장의 기개, 집합시간에 5분 이상 지각은 용인치 않으신다는 산행규칙을 말씀하시면서도 늦는 분을 기다려주시는 귀여운 카리스마, 산행 중 당신을 알아보고 인사드리는 분이라도 있을라치면 , , 하시면서 수줍어하시는 겸손함, 이주영 장로님께서 아침 일찍 부산하게 싸주셨을 도시락을 펼치며 변창배 목사님, 이본 장로님, 송재욱 장로님, 조기현 장로님, 추영일장로님, 임중규 장로님 등께 식사기도를 부탁드리시며 학창시절 점심 도시락처럼 맛있게 드시던 천진스러움, 산행 후 뒷풀이 자리에서 육십년 지기 조동훈 대장님을 보며 조형, 다음 산행은 어디로 가요?” 물으시며 기대감이 묻어나오던 젊은 눈빛.


 


 
<2002. 3.1. 도봉산에서, 뒷줄왼쪽부터 윤명렬, 오도광, 김동형, 김혜경(변목사사모), 권원중, 조동훈, 추영일, 김민홍. 앞줄왼쪽부터 김광엽, 박정음, 고문곤, 변진성, 황재금, 이인희, 변창배목사>


 오도광 회장님! 그 산에 당신이 계셨습니다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는 이른 봄의 질퍽거리던 산길, 뙤약볕 달궈진 바위산을 고집스럽게 오르던 여름 백운대 땀방울, 알록달록 제 나름대로 색깔을 바꾼 숨은벽 가을 단풍 숲, 재킷 목덜미에 눈송이 붙인 채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쳐 나갔던 겨울 소백산 칼바람 능선, 그 곳에 당신! 오회장님이 계셨습니다. 묵직한 배낭을 메시고 꿋꿋한 자세로 가야할 길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엊그제 한메회원들과 다녀온 북악산 성곽길, 숙정문 앞에서 한양도읍지의 유래, 사대문과 사소문, 내사산, 외사산을 말씀드리는 중, 바로 몇 년 전 똑같은 자리에서 저희들에게 설명하시던 회장님 모습이 떠올라 그만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촛대바위, 곡장, 청운대까지 가다가는 걸음걸음마다 회장님이 계실 것 같아 핑계를 대고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날 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사무실 통유리 밖으로 관악산 단풍색이 한창인데 저 산 어딘가에 회장님이 계신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한동안은 가는 산마다 회장님이 계실 듯싶네요
 
 회장님! 지금쯤이면 천국에 익숙해지셨겠지요. 아는 분 만나 인사도 나누셨구요
 그럼 또 훠이훠이 걸음을 옮기세요, 무거운 배낭일랑 벗어놓으시고 너무 서두르지도 마시고요 너무 숨차게 앞장서시지도 마시고요, 그냥 구름에 달 가듯이 훠이훠이 말입니다.


                 2012. 10. 23. 오도광 회장님과 함께한 53차 두툼한 산행기 책자를 펼쳐보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한글에서 작업한 내용 복사해서 붙여넣기 file 관리자 2017.09.10 1386
1702 안동 산우회 12월 산행 안내 임헌우 2012.11.19 282
1701 안동 산우회 10월 행사 연기 실시 안내 임헌우 2012.10.26 251
1700 한빛 수련회 마치고 사진 찍은이 2012.10.23 208
» 오도광 회장님! 그 산에 당신이 계셨습니다. 김광엽 2012.10.23 481
1698 삼가 인사드립니다 고 오도광 집사 유가족 2012.10.21 565
1697 고 오도광집사를 추모하면서 이효종 원로장로 2012.10.19 398
1696 안동 산우회 10월 산행 안내 임헌우 2012.10.08 325
1695 제6회 추모예배 (2012.9.23. 추모의벽) 경조국 2012.09.30 239
1694 9월에 보내는 세번째 선교편지 file 멕시코에서 안요섭선교사드림 2012.09.28 218
1693 장님같은 우리 이종서 2012.09.20 286
1692 '고양이, 길에서 만나다'전(2012.9.8~9.16) 길고양이 통신 2012.09.06 269
1691 새벽기도 1 비암 2012.08.31 315
1690 하나님은 여섯째날 김영석 2012.08.30 316
1689 안동 산우회 9월 산행 안내 임헌우 2012.08.27 316
1688 CBS TV에 소개된 소허당 관리자 2012.07.27 325
1687 7.15 주일설교 소개된 성가제목 김혜정 2012.07.17 341
1686 Re..7.15 주일설교 소개된 성가제목 관리자 2012.07.18 350
1685 7월 엘림아카데미의 참석소감 1 비암 2012.07.09 507
1684 기도 비암 2012.07.09 296
1683 7월 엘림아카데미에서는 멋있는 일이 엘림아케데미원장 2012.06.30 326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99 Next
/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