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 계기로 ‘참회기도회’
- “더 이상 목사가 질책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 되어서 민족 전체를 살리는 의인 10명의 자리에 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원로 목회자 5명이 목회자의 회개와 갱신을 촉구한 문서를 발표하고 ‘목사참회백서’(가칭)의 발간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형태(78·연동교회) 홍성현(71·수송교회) 유경재(69·안동교회) 원로목사와 서광선(76) 전 이화여대 교목, 이형기(69) 전 장신대 교수 등 원로 목회자들은 지난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목사안수 100주년 기념을 위한 첫 모임 취지문’을 발표하며 ‘목회자의 회개와 깊은 자기 성찰’을 촉구했다.
오는 9월 17일은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길선주 목사 등 7명의 한국인들이 장로교 목사 안수를 받은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 교단 중 하나인 예장통합 원로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개신교계 전반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취지문에서 “아프간 사태 이후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에 연일 봇물 터지듯 목사들에게 퍼부어지는 저 무서운 독자들의 비난의 글들을 더 이상 우리 목사들이 모른 척 지나칠 수 없게 됐다”며 “100년 전의 목사들과 성도들처럼 구체적인 행동을 통하여 180도 전환의 참회를 통하여 갱신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모임’은 다음달 3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목사안수 100주년 기념식과 ‘참회기도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목사참회백서’ 발간 실무를 맡은 임광빈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총무)는 “지난 100년간 목회자의 죄책 고백이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태 목사는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한 원로들의 고민을 대내외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취지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성현 목사는 “지방과 다른 교단으로도 목회자 회개와 자성운동이 확산됐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2007.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