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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물에 관한 글입니다. 강한 사람은 울지 않는다지만… (월간 샘터 9월호 pp.92-93) 이주향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철학과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수원대 철학과 교수이며 저서로는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와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 등이 있습니다. 조금만 참을 수 없어도 우는 사람이 있다. 선생에게, 상사에게, 친구에게 눈물을 잘 보이는 사람, 무슨 습관처럼 언제 어디서라도 울 수 있는 사람.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에게는 관대해진다. 아니, 관대해진다기보다 귀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또 울 것 같아서 더 이상 화도 내지 않고, 더 이상 추궁하지도 않고, 더 이상 해야 할 말도 하지 않는다. 그것이 눈물의 힘인가?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은 정서가 풍부한 사람이라기보다 약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약자임을 눈물로 공표한 사람에 대해 사람들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격을 피한 그 사람은 사는 방법을 알고 있는 잘 사는 사람일까, 잘못 살고 있는 사람일까? 글쎄…. 나는 잘 울지 않는다. 눈물을 흘릴 일이 없어서가 아니다. 세상에 주저앉아 통곡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지만 나는 다른 이가 있는 데서는 울지 않는다. 여자이기 때문에 울지 않는다. 남자의 눈물은 정직함과 고뇌의 흔적이고 여자의 눈물은 약자의 교활한 무기라고 읽어내는 세상에서는 마음놓고 울 수가 없으므로. 울지 않기 위해서 나는 마음을 다잡는다. 눈물은 눈물을 부른다고…. 김혜린의 만화 <불의 검>에는 지략가인 여성 사제 ‘카라’가 나온다. 강하다는 이유로 짓밟는다는 의식도, 가책도 없이 여자의 삶을 망가뜨리는 강한 남자들을 카라는 그보다 더 강해짐으로써 자신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드는 강한 여자다. 많은 여자를 데리고 놀았던 야장 귀족 수하이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버림받아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속수무책일 때 카라는 질책한다. “탕아야, 네가 망친 여자의 인생이 몇 개인데 너는 한 번의 버림받음으로 그리 울고 불고 하느냐? 세상 여자들이 얼마나 밟히며 울고 사는지, 너, 아느냐?” 여자를 사랑하는 카라, 그러나 카라는 약자인 여자가 약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 때는 두고 보지 않는다.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뇌물을 바치던 왕의 후궁이 반란 혐의로 잡힌 그 아들을 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할 때 카라는 단호하다. “도대체 여자의 힘이란 것이 매음의 웃음 아니면 구걸의 눈물뿐이더냐? 세상 원망이나 하면서 질질 끌려 다닌 인생이 무슨 자랑이더냐? 나는 너 같은 여자를 보면 짜증이 난다.” 약자이기 때문에 세상에 끌려 다닐 일이 많지만, 세상 원망이나 하면서 눈물만 뿌리는 인생은 영원한 약자의 인생이다. 카라는 알고 있다. 세상은 그런 인생의 눈물에 관대하면서도 그런 인생의 눈물을 무시한다는 걸. 그런 인생의 눈물에 관대한 까닭은 그런 인생이 세상을 바꿀 능력이 없음을 간파한 데서 온 거고, 그런 인생의 눈물을 무시하는 까닭도 역시 그런 인생에게는 세상을 바꿀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바뀌지 않는데 어찌 세상이 바뀔까. 당당한 인생은 약자로 태어났어도 자기 선택을 하는 인생이다. 그리고 자기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는 세상 원망으로 초를 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생에 대한 응석이고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한 거니까. 그러면 눈물은 언제나 교활한 약자의 무기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눈물이 없는 인간을 어떻게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까. 남몰래 흘리는 눈물 없이 어찌 세상을 느끼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강한 사람은 울지 않는다지만 사람을, 생명을, 세상을 마음으로 느끼면서 강하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사람과 생명을 마음으로 느끼면서 강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조심하게 되니까. 그 사람이, 그 생명이, 그 일이 어찌어찌 잘못될까봐. 그리고 상처 난 그 존재 위에 뚝뚝 떨어지는 눈물은 그 자체 치유력이 있다. 눈물에 관하여 ▲ 여자의 눈물은 승리, 남자의 눈물은 항복 -일본 속담 ▲ 여자의 눈물을 보고 이를 믿지 말라. 왜냐하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우는 것이 여자의 천성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 ▲ 눈물에도 그만한 쾌감은 있다. -오비디우스 ▲ 눈물과 더불어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는 인생의 참다운 맛을 모른다. -괴테 ▲ 남자가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여도 여자의 눈물 한 방울을 당할 수 없다. -볼테르 ▲ 인간은 눈물을 흘림으로써 세상의 죄악을 씻어낸다. -도스토예프스키 ▲ 눈물을 흘린 일이 없는 젊은이는 멋이 없는 자이며, 웃음이 없는 노인은 어리석은 자이다. -미상 ▲ 아내는 세 가지 종류의 눈물을 지니고 있다. 괴로움의 눈물, 초조의 눈물, 그리고 체념의 눈물이다. ▲ -네덜란드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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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 추석을 맞이하며~ 권혜순 2008.09.14 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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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 하나님 말씀(퍼온 글) 김용원 2008.01.22 1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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