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8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어령 교수의 신년 소원시(所願詩)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 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이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인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서도 웃지않는 사람들'이 되었습까.
거짓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 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千斷崖)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들린 기업인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바닥의 지식인에게는 구름 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날게 하소서.
뒤쳐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 못한 자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간다는
저 신비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어느 소설의 마지막 대목처럼
지금 우리가 외치는 이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일제히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아    멘

 
백조의 힘찬 비상

원앙



비들기

독수리

갈매기

종달새

제비

공작

기러기
출 생 : 1934.1.15.
출생지: 충남 아산
학 교 : 서울대
대표작: 흙속에 저 바람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소나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한글에서 작업한 내용 복사해서 붙여넣기 file 관리자 2017.09.10 1386
1902 늙음과 낡음 비암 2008.03.03 1824
1901 여자의 눈물에 관한 글입니다. 정일문 2001.09.06 1823
1900 여전도회 4지회 수련회 장소 입니다 조정귀 2008.07.18 1822
1899 파이프오르간의 선율 속에서 조화의 세계를 꿈꾸며(퍼온 글) 목사 유경재 2001.09.24 1822
1898 "부목사"라는 용어 사용? 2 이종서 2008.01.04 1820
1897 8월을 준비하며~ 권혜순 2008.07.27 1814
1896 자판기에 버려지는 빈 캔들(퍼온 글) 김용원 2008.07.04 1814
» 이어령 교수의 2008 소원시(所願詩)__(펌) 윤석구 2008.01.13 1811
1894 영적인 사람(퍼온 글) 김용원 2008.04.08 1810
1893 2007 늘푸른교실 종강 행사 늘푸른교실 2007.12.07 1799
1892 추석을 맞이하며~ 권혜순 2008.09.14 1792
1891 우리의 기도를~ 권혜순 2008.06.22 1791
1890 마쓰시다의 3가지 은혜(퍼온 글) 김용원 2008.03.31 1791
1889 엇, 박정음장로가 맨앞자리에 의젓하게 2 오도광 2008.11.12 1785
1888 하나님 말씀(퍼온 글) 김용원 2008.01.22 1785
1887 Re..이삭과 이스마엘 5 김도헌 2001.10.23 1782
1886 송재욱 장로님은 애국자 이십니다 여디디아 2008.07.16 1778
1885 환경 세제 만들어 보세요 ~~ 조정귀 2008.03.20 1778
1884 擔任牧師宅門牌 友鏡山房에 관하여 2 오도광 2001.08.12 1776
1883 소허당특강 (곶감모양내기) 소허당 2009.01.23 1775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99 Next
/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