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언어
어디에서 어떻게
서로 만나 내려오는
빗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는 겔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한 번도 가보지 못할
곳으로부터 온 이 이야기들 속에 끼어들 수 없는 겔까?
빗소리 모양은 있는데...
내용을 모르는 것은 인간일에 묻혀서
무슨 이야기인지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겔까?
비의 대화 내용을 가르쳐 줄 지혜자는
어디에 숨어 있는 겔까?
“지혜가 무기보다 나으니라.”
“인간의 의무는 하나님을 경외하라.”
“하나님은 감추어져 있는 모든 인간의 일들을 심판하시니라.”
이렇게 전도서의 말씀을 하며 내려오는 겔까?
한 번도 와보지 않는 곳으로
순종하며 떨어지는 비들은 어디로 가서 또 내리는 겔까?
빗소리는 잘 들리는데...
나도 피조물의 일부이거늘
비의 언어를 깨달을 수는 없는 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