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웅(故 오은숙 씨 남편)씨를 만난 것은 그의 출국을 하루 앞둔 2월 19일 화요일 저녁이었습니다. 그 만남은 그의 부인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었고, 고통과 절망이 없는 하나님 나라에서 편한 安息을 취하게 해주심에 대한 감사의 자리였습니다.
4시간 여 만남은 줄곧 부인과 公有했던 시간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가득찼으며, 부인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떠났을 안동교우들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다시 새겨보는 자리였습니다. 남편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준 부인의 안동교회 추억은 너무도 세세하였기에, 같이 자리한 우리의 기억 저편에 숨어있던 낡은 필름을 찾아 영사기에 돌려보는 듯 했습니다. 비록 화려한 칼라 영화는 아니더라도, 오래된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는 듯 가슴이 뭉클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얀 고치에서 가느다란 실이 풀려 나오듯, 30년이 넘는 중등부 시절부터의 얘기는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인 양 새 것이었습니다. 고국을 떠나며 가슴속에 고이고이 담아 행여 잃을까 품에서 놓지 않고 있었음에 분명합니다.
오은숙 씨는 배호근, 오현숙, 정귀란(정영란 집사님 언니)집사님, 그리고 고기교회 안홍택 목사님과는 동기가 되고, 이현식 집사님과 저에게는 1년 선배요, 황은영 집사님에게는 2년 선배가 되는 분입니다. 모두 중고등부 시절에 만나 도타운 정을 쌓아 왔지요. 심성이 곧고, 정이 많으며 늘 웃음으로 남을 편하게 대해주던 분이었습니다. 누나! 언니! 부르며 많은 후배들이 따랐으며, 예배 후에 삼청동 아담한 한옥집에 우루루 몰려가면 커다란 양푼에 푸짐하게 밥을 비벼와 내놓곤 했습니다. 늘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했던 누나는 미국에 건너가서도 교회 옛 교우들이 연락하면 꼭 집으로 오게 하여 손수 밥을 차려 주었다는 얘기도 당사자들에게 많이 들었지요.
작년도 6월 18일, 그 날은 마침 누나의 양력 생일이었답니다. 바로 그 날, 누나의 마지막 삶을 괴롭힐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을 찾게 되었답니다. 6개월에 걸친 투병을 하며 체중은 127파운드에서 95파운드로 허약해 갔지만 임종 전 날까지도 웃음을 잃지 않았으며, 가족과 의료진, 병문안 온 모든 이들에게 아름다운 마음을 전해 주었답니다. 다니던 교회의 300 교우 중 290명이 문상을 왔으며, 삼청동 아래 윗집에 살던 절친한 교회 친구 정동주(경기여고, 서울대 가정대 卒) 누나의 하트 모양의 弔花를 왼쪽에 안고 남편의 꽃다발을 오른 쪽에 품고 永眠하였답니다.
'글리백'이란 신약이 백혈병 특효약으로 많은 환자들에게 재생의 희망을 품게 하였지만, 백혈병의 病因도 수 십 종류인데 누나의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에는 효과가 없더랍니다.
그러기에 쓰던 약을 아껴 178정을 남겼답니다. 임종을 앞두고는 이 약을 어려운 백혈병 환자에게 전해달라 했답니다. 흐르는 세월도 어려웠을 이민 생활까지도 누나의 아름다운 마음을 변하게는 못했더군요. 그 마음이 남편 박해웅 씨를 15년 만에 고국에 찾아들게 했으며, 방문 기간 중 마침 TV에 방영된 어려운 백혈병 환자를 찾아가 전해주었다고 하더군요.
누나의 따스한 사랑을 빌어 그 분이 완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나의 50살, 길지 않은 생애가 어찌 아쉽지 않으리요. 하지만 아들 병문 군은 UCLA대학 3학년에, 딸 민정 양은 미네소타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이랍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해 줄 고생은 다하고 갔습니다.
오현숙 집사님과 저와 같은 동창 김광영 집사, 그리고 학년말 학교 일에 밀려 참석치는 못하고 마음만 함께 한 황은영 집사님과 만난 박해웅 씨와의 시간을 통해 고인의 순수하고도 치열한 삶의 괘적을 보았으며 그의 아름다운 신앙간증을 듣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우리에게 남긴 이야기가 이러할 진데 남편에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故 오은숙누나의 많은 당부를 가슴으로 들은 남편 박해웅 씨가 헤어지며 우리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더군요.
"I CAN DO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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