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2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강하고 담대하라

                                           중고등부  이해나

나는 이번 2007년 미얀마 단기선교에 중고등부 학생 중 한 명으로 가게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다 참여했던 선교훈련도 받지 않았고, 처음에 가기로 결정했던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약간의 걱정+두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신앙심이 그리 깊은 것도 아니고 아직 나도 모자란 것이 많은데 내가 어떻게 그곳에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지가 제일 걱정되는 바였다.

 

하지만 출발하기 몇 주 전부터 기도회에 참여하면서 내 걱정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내가 그 곳에 가서 배우고 싶은 것, 얻고 싶은 것과 내가 그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를 더 많이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다.

 

7월 31일 화요일, 드디어 미얀마로 단기선교를 가는 날이다. 이른 아침부터 비행기를 타고 방콕에 잠시 들린 후에 미얀마 행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기가 출발할 때 갑자기 비가 내리는 바람에 비행기가 흔들거려서 미얀마로 가는 약 1시간의 비행동안 나도 모르게 두려움에 떨었다. 드디어 미얀마에 도착하고, 우리는 공항에서 잘 탈출하기 위해 바로 옆에 일행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로를 모른 척 해야 했었다. 공항 탈출을 무사히 하여 물품을 잘 전달하는 것이 선교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입국수속에 임했다. 공항에서의 그 시간이 정말 떨렸지만 우리는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것마저도 주님이 함께해 주심 덕분이 아닐까 생각하여 정말 주님이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마다 항상 함께해 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착 다음 날, 우리는 두 팀으로 나뉘어서 봉사를 했다. 나는 맨 처음 C 팀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생전 처음 타보는 트럭으로 이동하며 론지를 사 입은 후 어린이집 같은 곳 두 군데를 가서 아이들에게 풍선도 불어주고 과자도 주고 공연도 했다. 내가 듣기로는 미얀마는 웃음이 없는 나라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우리를 보며 환하게 웃어 주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B팀이 되어 두 팀을 다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B팀에서 현지인 신학생들과 점심으로 라면을 먹었는데, 젓가락이 모자란 바람에 젓가락 없이 라면을 먹어야 했다. 한국이었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후에 드는 또 다른 생각은, 우리가 이곳에 비해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런 것을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였다. 미얀마 현지인, 특히 빈곤층 사람들에겐 일반적인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어쨌든 식사 후에 우리는 미얀마 신학생들에게 악기도 가르쳐주고, 같이 퍼즐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서로 언어가 다르다보니 말이 안 통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비록 언어는 몰랐지만 서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잘 이해하지 못할 때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피식피식 웃곤 했는데, 그때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날의 일정이 거의 끝났을 즈음에 오영환 선교사님의 사모님께서 우리에게 간증을 해주셨다. 나는 정말 그 간증을 듣고 내가 경험해 보지 못 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신기했고 그래서 더 많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그 간증을 들으면서 나도 언젠간 사모님처럼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간증을 하고, 또 그 사람들이 내 간증을 들으며 지금의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둘째 날의 모든 일정을 마친 늦은 시간, 선생님께서 “내일은 너희들끼리만 서바이벌 게임(땅 밟기)를 할 거야” 라고 우리(중고등부 학생)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정말 기대가 되었다. 처음으로 선생님들의 도움 없이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여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기대 속에 다음 날 아침이 되어 우린 그때까지 탔던 트럭과는 다른 미얀마 현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약 8시간 동안 우리가 한 것이라고는 사원 2군데를 갔을 뿐이었고 그 나머지 시간은 항상 버스를 타고 이동한 시간이었다. 미얀마 버스의 그 냄새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미얀마 사람들의 화장품 냄새고 나고, 습기가 찬 듯한 냄새, 답답하고 퀘퀘한 냄새 등등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냄새였다. 적어도 4시간 정도는 버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동을 했는데 나중에 호텔에서 자기 전에 생각해보니 그냥 멍하게 보냈던 그 많은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그 다음 날, 모두가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날, 또 오랜 시간의 이동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에 사람들이 많지 않을 때에는 찬양도 하고 평소엔 그냥 듣기만 했었던 가스펠의 가사를 하나하나 생각해보며 이동했다. 그런데 더욱 신기했던 것은 그때 생각났던 가스펠의 가사들이 다 그 상황에 맞았던 것이다. 여호수와 1장 9절 말씀을 가사로 한 ‘강하고 담대하라’ 라는 찬양이 가장 먼저 생각났었는데, ‘정말 우리가 우리나라와는 다른 환경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주님이 항상 우리 곁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강하고 담대해져서 모든 일을 두려움 없이 헤쳐 나갈 수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미얀마에 가서 활동한 4일 중 넷째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그 날은 특히 맞으면 아플 정도의 빗줄기가 세차게 쏟아졌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지만, 트럭으로 이동 중에 천장에 올라갔던 오빠들이 센 빗줄기 속에서 그 빗줄기 소리에 묻히지 않을 만큼 큰 목소리로 찬양을 하는 소리를 듣고는 정말 기분이 묘했다. 우리 옆에 있던 미얀마 사람들은 우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기독교가 많이 전파되지 않은 나라의 길거리를 달리는 차 위에서 맘껏 찬양을 하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그래서 난 우리가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후에 그 비를 맞은 오빠들은 정말 불쌍해 보일 정도로 추위에 떨고 있었다. 그래서 우린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서로의 체온으로 그 추위를 이겨냈다. 어찌 보면 비 때문에 가장 힘든 날일수도 있었지만 우리에겐 그 무엇보다도 뜻 깊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고통이라면 고통이었던 시간 덕분에 우리가 조금 더 주님 안에서 성장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미얀마에서의 힘들었지만 너무도 좋았던 시간이 지나고 남은 이틀 동안 미얀마 현지답사(땅밟기)를 했다. 우선 주일이었기 때문에 미얀마의 한국 식당에서 예배를 드렸다. 미얀마에서 드린 첫 주일예배인 만큼 더 은혜로웠고 뭔가 느낌이 달랐다. 예배를 드린 후에 이틀 동안 여러 곳을 둘러보았고 마지막 날 우린 미얀마 공항에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난 너무 피곤했었는지 비행기가 뜨자마자 잠이 들었고 그 덕에 눈 깜짝할 새에 다시 인천공항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 다시 와서 느낀 것은 우리가 정말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거구나, 우리가 정말 행복한 거구나, 하는 것이었다. 미얀마에서 미얀마 사람들의 생활을 보지 못했었다면 이런 것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곳 마을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그냥 집 문에 걸터앉아서 가만히 있기만 했다. 그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그냥 그렇게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것 같았다, 삶이 무료해보였다. 그러니 그런 광경을 보는 우리로서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 밖에는 느끼지 못했다. 난 그곳에 가서 내가 그 사람들에게 해준 것보다도 내가 그곳에서 얻어 온 것이 더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왠지 내가 더 신앙적으로 성장했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내 생애 첫 단기 선교는 나에게는 많은 교훈을 남겼고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선교를 처음 하게 되어 다른 사람들보다는 생각하는 것이 좀 어렸을 수도 있고, 얻었던 것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못 할 수도 있었겠지만, 내 나름대로는 미얀마를 간 것이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미얀마에서 활동한 사진을 보면 그 때의 느낌이 계속 생각 날 것 같아서 너무 좋고 은혜로웠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한글에서 작업한 내용 복사해서 붙여넣기 file 관리자 2017.09.10 1386
1822 9월을 시작하며~ 권혜순 2008.09.01 1636
1821 뉴욕타임즈에 기고(영문) 한기현 2001.09.19 1636
1820 1954년도 주보 보기 관리자 2007.11.17 1635
1819 즐거움을 나누는 한길의 날 한길여전도회 2009.02.03 1634
1818 남쪽 지방 울산에서 안동교회를 생각하며 윤병대 2007.07.13 1634
1817 200 미터만 더가면 돼요?(9월 월례산행기) 김광엽 2001.09.10 1634
1816 2차 항존직 선거 결과(2008.5.18) 구희숙 2008.05.18 1633
1815 진정한 이웃(펌) 김용원 2008.03.25 1632
1814 霜降아침에~ 권혜순 2008.10.23 1631
1813 <font color="red">성지의 광장 신설</font> 관리인 2008.05.05 1631
1812 말씀을 묵상하는 삶2(퍼온 글) 김용원 2008.06.27 1630
1811 謹賀新年 윤석구 2008.01.01 1628
» [미얀마팀 간증 4편]"강하고 담대하라" 이해나 2007.08.31 1626
1809 2010년 제직 명단(국원제외) 1 관리자 2009.12.05 1619
1808 한국의 성씨 총 274개 오도광 2001.10.06 1619
1807 미얀마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1 비암 2009.01.12 1617
1806 8월의유머② 2 오도광 2001.08.20 1617
1805 안동교회가 길러주는 을지양 소식을 올립니다. 3 안광표 2007.07.17 1616
1804 안동교회 100주년 기념 추모의 벽 설치 100주년 준비위원장 2009.06.20 1615
1803 15교구 가을 야외 예배 다녀왔습니다 1 조정귀 2001.10.20 1615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99 Next
/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