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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물줄기따라 발가는대로 ③  
                                       첫눈에 魅惑된 한가람의 品格


이튿날에는 아침일찍 炭川물길을 거슬려 南쪽 上流로 걸었다. 낮에는 先約이 있어 산책을 할수 없기도 했지만 炭川을 따라 漢江本流에 다다르기에 앞서 炭川이 盆唐으로 들어와 흐르는 上流의 물길을 먼저 훑어보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에서였다. 龍仁을 흘러 내려온 炭川이 盆唐으로 접어드는 길목은 龍仁과 접경한 九美洞, 地下鐵 盆唐線의 梧里驛근처다. 二梅洞에 서있는 里程表에는 8.5km로 나와 있다. 二梅洞~福井간의 거리와 거의 비슷하다. 書峴洞 藪內洞 亭子洞의 밀집아파트숲을 이리저리 헤치고 흘러내리는 炭川邊의 산책로를 자욱히 뒤감은 아침안개를 헤치며 걷는 운치가 별다르게 느껴진다. 몇몇 군데서는 이른 아침부터 重機가 굉음을 요란스럽게 내며 둔치改修工事를 벌이고 있는데 炭川의 治水管理는 완벽에 가까우리만큼 잘 되어있고 산책로와 造景 운동기구 어린이놀이시설등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산책나온 커플, 조깅하는 주민도 상당수다. 九美洞의 城南~龍仁境界까지는 족히 2시간쯤 걸렸고 梧里驛에서 지하철로 歸家하니 아침산책으로는 조금 길게 2시간반이나 소비했다. 이렇게 해서 炭川의 城南구간을  南에서 北까지 답파했는데 炭川길을 걸어보니 거의 6년을 살면서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던 盆唐地理의 윤곽이  머리속에 어느 정도 잡히는 듯 했다.

福井서 漢江까지 炭川의 서울구간은 城南구간의 답파를 끝낸 다음날 찾았다. 盆唐線 福井驛까지 지하철로가서 지난 번에 그쳤던 城南市의 끝부분서 漢江으로의 行步를 시작했다. 漢江 8.5km라고 적힌 이정표부터 漢江으로 이어지는 길은 서울시가 내고 관리하는 길이지만 매우 후지고 볼품이 없다. 城南쪽의 산책로는 자전거전용도로와 보행통로가 구분되어 보기에도 매끈하게 포장되어 있는데 서울쪽의 산책로는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하나로 통합되었고 노폭마저 좁아서 보행자는 오가는 자전거를 이리 피하고 저리 비키고 해야 했다. 자전거탄 사람이나 걷는 사람이나 신경이 적지 아니 쓰이는데 도로바로옆에는 갈대밭이어서 시들어 버린 갈대덤블이 바람에 쓸어져 나딩굴고 있다. 무성했던 갈대가 시들어 이리저리 쓸어져 있는 갈대숲사이로 오솔길이 나있어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겹친 산책로를 비켜서 걸을 수 있지만 오솔길의 상태가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해서 오솔길을 걷고 싶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지럽고 불결하여 오가는 산책객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福井이후 서울의 炭川산책로는 福井이전 城南의 炭川散策路와는 너무도 대조적이어서 헷갈리고 어리둥절했다. 변두리 접경지역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首都 서울이고 명색이 特別市일뿐만아니라 서울특별시서도 가장 재정이 윤택한 富者區여서  계란의 노른자나 다름없다는 江南區와 松坡區인데 道廳소재지도 아니고 서울의 위성도시라고 할 수 있는 普通市 城南보다 못하다는 것이 될 법이나 한가.

城南~서울의 접경서 25km上流는 龍仁과 城南의 접경이다. 炭川산책로는 龍仁~城南접경까지도 이어지는데 龍仁쪽과 城南쪽에 우열과 차이를 전혀 잡아낼 수 없을 만큼 산책로의 유지관리상태가 똑같다. 단지 접경지점에 「여기까지 龍仁입니다.」「여기부터 城南입니다」라고 알리는 팻말이 서있을 뿐이다. 중소도시인 龍仁과 城南은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인 만큼 하천주변의 산책로관리에도 상대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산책로의 관리상태서 차이가 들어나면 그것이 바로 市勢의 반영이고 市政의 우열이라고 비쳐질 것임으로 담당실무자들은 서로 뒤지지 않고 잘 보이려고 받버둥친다. 바로 이런 것이 地方自治의 효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世界의 大都市 서울은 변두리에 처박힌 炭川의 산책로정비에서 城南과 차이가 난들 뭐가 그리 대수로우냐는 자세로 내팽개쳐 두어 서울特別市의 산책로가 城南普通市보다 후지고 일그러진 모습을 들어내고야 만 것이다.

   
福井洞과 연하여 炭川의 물길을 이어받은 동네는 서울特別市 松坡區 文井洞이고 그 건너편은 江南區 栗峴洞이다. 江南區나 松坡區라면 서울特別市의 여러區중에서도 地方稅의 稅收가 많아 財政自立度가 100%에 가깝고 재정적으로 가장 여유있는 富者區로 1~2위를 다투는데 서울의 두 富者區 江南과 松坡에도 이렇게 후진 그늘이 있는 것이었다. 얼마쯤 더 가니 惡臭가 코를 찌른다. 炭川으로 흘러 들어오는 실개천의 물들도 시커멓게 썩은 물투성이인데 下流쪽이 되어 물의 흐름도 느리고 自淨능력도 부족해서 惡臭가 풍기는 것 같았다. 盆唐과 올림픽大路를 연결하는 자동차전용도로도 炭川물길과 나란히 달리는데 자동차전용도로를 오갈때에도 文井洞근처를 지날 때면 퀴퀴한 惡臭가 풍기곤 한다. 들은 얘기로는 이 근처 어딘가에 糞尿處理場이 있어서 惡臭가 풍긴다는 것이었다. 자동차전용도로를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내에까지 스며드는 惡臭라면 보도를 걸어가는 산책객을 그대로 놓아둘 리가 없다.. 서울接境서 접어든 炭川산책로는 本流와 支流를 통털어 漢江水系 서울周邊의 산책로중에서는 정비상태가 가장 열악하여 어느 산책로보다도 어수선하고 후진 도로인 듯 했다.

惡臭를 참으며 발걸음을 옮겨 두어개의 橋梁을 지나가니 올림픽패밀리아파트가 보이기 시작하고 惡臭도 소리없이 살아졌다. 올림픽패밀리아파트의 모습이 들어나자 둔치와 산책로의 정비상태도 확연하게 달라지고 炭川의 유래와 설화등을 소개하는 안내표지판이 산책객을 반기는 등 분위기가 일변한다. 炭川은 우리말로 검은 내를 漢字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漢江上流 江原道산악지대서 伐木한 木材를 뗏목으로 내려 보내면 이 근처서 숯으로 구어 漢陽으로 보냈으며 숯을 굽고 남은 재가 강으로 흘러내려 강물마저 검게 물들여 검은 내라는 이름이 붙었고 검은 내라는 우리말이름을 한자로 옮겨 炭川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蠶室올림픽競技場이 가까워지면서 江幅도 크게 넓어지고 水量도 많아진 炭川은 西쪽에서 흘러내린 良才川과 합수되어 漢江本流로 이어진다. 강줄기양쪽의 둔치도 엄청나게 넓어지더니 넓은 광장에는 주차장이 자리하고도로路도 여러갈래로 연결된다. 水量을 확보하기위해 합수지점엔 2~3m높이의 물막이 댐으로 水中洑를 조성했고 水中洑의 물이 물막이댐을 넘어 여울지며 漢江本流로 합류하는 모습이 제법 볼만하다.

炭川물을 합수한 漢江은 검푸른 물결을 출렁이며 도도히 흘러내린다..
아-, 漢江... 입밖으로 소리내지는 않았으나 가슴속에서는 절로 탄성이 메아리친다.
盆唐으로 이사하고서는 강북의시내로 나올때마다 어김없이 건너 다니지만 한가람을 이렇게 가까이서 대한 것이 실로  얼마만인가, 學窓時節엔  여름철이면 물놀이를 하느라고 漢江人道橋(지금의 鷺梁大橋), 뚝섬, 千戶洞의 江邊수영장을 수없이 찾았고 올챙이體育記者서절에는 여름이면 水泳大會 겨울이면 氷上大會를 취재하느라고 덜,덜떨며 漢江어름판을 종종걸음으로 쏘다니기도 했다. 겨울철엔 한강의 매서운 강바람에 고생도 많이 했고 온몸이 냉동되는 듯한 한기에 떨었다 그러다가  室內수영장과 파이프 아이스 링크가 보급된 1970년대이후에는 다리위로 넘나들기만 했을뿐  漢江을 그저 먼발치로만 내려다 보고 가까이 하지 않았다. 물가에 까지 내려와 한가람을 가까이 대하는 것은 실로 30년하고도 몇년이 더되는 것만 같다. 도도히 흘러내리는 검푸른 강물서는  엄청난 위엄이 느껴지고 블로크로 쌓은 江壁을 찰랑거리는 잔물결소리는 이를데 없이 정겹다. 30수년만에 가까이서 한가람을 접하게 되니 가슴이 활짝 트이고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사방으로 훤하게 트인 전망. 족히 수백m에 이르는 넓은 江幅, 검푸른 강물에 출러이며 흐르는 물줄기, 江邊엔 큼지막한 배가 닻을 내렸고 江心으로는 遊覽船이 물살을 가르며 오르내리고 작은 배들도 여기저기 한가로히 떠다닌다.

漢江本流와 炭川의 합수점에서 炭川산책로는 漢江산책로로 이어진다. 오랜만에 가까이한 한가람과 그대로 헤어지기가 아쉬어 漢江산책로를 따라 걸어 내려갔다. 가슴을 활짝 펴고 下流쪽으로 얼마쯤 내려가다가 江언덕에 자리잡은 전망대에서 잠시 발길을 멈췄다. 靑潭大橋 南쪽 江언덕에 자리한 전망대는 陰陽五行說을 전혀 모르는 風水地理의 門外漢이라도 첫눈에 당장 明堂이라고 알아 차릴 만큼 기막힌 위치다. 1층은 전철이 왕래하는 鐵橋, 2층은 자동차통행로로로 설계된 2層橋梁 靑潭大橋南端과 이어진 전철터널이 바로 전망대옆에서 시작된다. 뚝섬쪽에서 靑潭大橋를 타고 달려온 전철이 터널을 통해 미끄러지듯 땅속으로 들어가고 땅밑을 달려온 전철이 地上으로 나와 靑潭大橋를 통해 뚝섬으로 질주하는 모습이 전망대에서는 멋들어지게 바라보인다. 지하로 이어진 터널을 두더지처럼 들락 날락하며 靑潭大橋를 오가는 전철의 모습에 한동안 넋을 잃었다. 도도히 흘러내리는 한가람 물줄기건너편은 학창시절의 追憶이 알알이 서려 있는 뚝섬 遊園地이고 그 너머 멀리로는 北漢 道峰의 연봉이 아스라하다. 上流쪽으로는 올림픽競技場의 웅장한 모습이 바로 옆이고 千戶洞은 구비처 흐르는 물줄기의 저편에 보일락 말락 하다. 下流쪽으로는 往十里방향이 아득하다.

전망대벤치에 앉아 簡便食으로 점심을 떼우며 漢江의 검푸른 한가람물을 내려다 보니 세차례로 나누어 사흘동안 거닌 炭川산책로 25km가 너무도 왜소하고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기왕에 江邊을 산책하려면 한가람의 저 滔滔한 흐름을 바라보며 걸어야 하는데 졸졸 흐르는 시냇물물줄기를 을 따라 걸었으니... 그렇다. 漢江을 산책하자. 망설일 것이 무엇인가. 내일부터 漢江을 걷자. 나의 마음은 어느새 확고하게 굳어 있었다. 벤치에서 일어나 출구로 나가니 지하철7호선 靑潭驛, 길건너가 바로 京畿高정문이다. 靑潭驛에서 전철에 올라 두차례나 換乘한 끝에야 盆唐의 집으로 歸家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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