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 23일 성령강림절 후 여섯째주일> 근신하라, 깨어라 시 편 73:1-20 |
오늘 읽어 드린 베드로 전서 말씀에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우는 사자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닌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읽으면서도 악마가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는다고 하였지만, 실제로 우리의 생활에서 별로 악마를 만난 것 같지 않고, 더구나 으르렁거리며 날쌔게 먹이를 향하여 덤벼드는 사자처럼 우리를 덮쳐 오는 악마를 경험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 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전반적으로 악의 세력에 대하여 조심하라는 경고쯤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별로 겁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에 악마가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덮친다는 사실이 느껴진다면 이것은 대단히 두려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런 악마의 날카로운 공격을 피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위기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기에 이 말씀이 교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너무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과거의 악마 목사들은 이 말씀을 가지고 자주 설교를 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원론적인 이야기 수준에 머물고 맙니다. 여기서 악마는 대체로 이단종교가 우선 꼽힙니다. 한 때 박태선교나 문선명, 혹은 여호와의 증인 등의 집요한 공략이 우리를 괴롭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제대로 한 사람이면 그런 이단종파들의 공격이 우는 사자가 덤비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로 몰려가는 것 같지만, 사실상 그런 이단의 세력은 별로 크지 못합니다. 50년 전 한국 전쟁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김일성 혹은 그의 집단을 악마의 집단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집단을 배후에서 돕고 있는 소련도 악마의 무리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쟁 후의 우리의 기도의 중요한 제목은 이 악마의 무리들을 조속히 이 땅에서 쓸어버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셨는지 1990년에 들어서면서 소련과 그 위성국가들이 모두 와해되거나 사회주의 이념을 버리고 시장 경제를 받아드리는 쪽으로 모두 개혁을 하였습니다. 미국의 언론과 영화 같은 매체를 통하여 소련과 공산주의 국가들이 온 세계의 적이라고 세뇌되어 왔습니다. 그런 공산주의 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극렬한 집단으로 규정된 북한과 맞서고 있는 우리는 말할 것도 없이 소련과 중국과 북한은 우리를 집어삼키려고 덮치는 사자와 같은 악마적 존재로 인식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그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와해되는 것을 보았고, 그리고 이어 나타난 러시아와 국교를 맺고 차관까지 주었으며, 중공이라고 부르던 중국과 수교를 맺어서 이제는 자유롭게 왕래를 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마지막 악마로 남아있던 북한의 김정일과 우리의 대통령이 포옹하고 공동선언문을 내는 놀라운 사건이 벌어지자 우리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원수요, 신앙적으로는 마귀라고 생각했던 김정일이 갑자기 우리의 친구로 변하고 위대한 지도자로 부각이 되면서 우리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우리는 우는 사자처럼 덤벼드는 악마를 항상 머리에 이고 살았는데, 이제 거기에서 해방이 되었으니 더 이상 베드로전서의 말씀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라"는 경고는 우리에게 의미가 없는 말씀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를 집어 키려고 덤벼드는 우는 사자와 같은 악마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다리를 뻗고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이 시대의 악마 눈에 보이는 악마는 차라리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어 정신을 차리게 하므로 사실상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를 돕는 천사처럼 보이는 존재나 국가가 우리를 집어삼키려는 악마라는데 있습니다. 천사인 줄 알고 그에게 감사하고 그를 신처럼 떠받들었는데, 알고 보니 악마로서 우리의 간을 빼어 가는 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면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31년 앨더스 헉슬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선진기술시대 사상·문화·정신에 대한 위협은 공포와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적으로부터가 아니라, 오히려 만면에 웃음을 띤 상대로부터 나온다.” 뿔 달린 무서운 모습으로 악마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만면에 웃음을 띤 천사의 모양으로 악마가 우리를 집어삼키며 우리를 지배하려 한다는 경고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을 우리와 혈맹관계를 맺은 우리의 우방이요 우리를 지켜주는 동맹국이며, 우리가 어려울 때 아낌없이 도와준 은인의 나라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전쟁 때 우리는 미국이 주가 된 유엔군이 아니었다면 한반도는 공산화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 후에도 계속해서 우리나라에 경제 원조를 아끼지 않음으로 우리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만들어 준 나라이기도 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많은 젊은이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선진 학문을 공부할 수 있도록 많은 장학금을 제공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미국의 선교사들은 전쟁 후 수많은 구제품을 미국에서 가져다 배고프고 헐벗은 우리를 먹이고 입혀주느라 무진 애를 썼습니다. 이 고마운 나라에 건너가 신학을 공부하는 것이 젊은 신학도들의 꿈이었고, 많은 신학도들이 미국에 건너가 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한국 교회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민을 받아준 나라도 미국이어서 그 땅에 한국 교민들이 수십만 명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끊임없는 남침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미군이 아직까지 이 땅에 진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그런데 우리가 악마라고 생각했던 소련이 와해된 다음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 우리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미국이 악마가 아닌가라는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상황을 통해서 보는 것처럼 미국은 오만 방자하기 짝이 없습니다. 독극물을 방류하고도 조금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너희들 지켜 주는데 그런 정도가 무슨 문제이냐 라는 태도입니다. 한국 교회는 한 때 순진하게도 미군 철수 반대 데모를 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미군 주둔이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장악하려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필리핀대 교수인 윌든 벨로 교수는 해외논단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습니다. "미군은 왜 한국에 주둔하는가? 안정, 평화증진, 민주주의 보호라는 삼위일체형 공식을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미군의 대규모 한국 주둔은 오히려 불안정을 증대시키고 한반도를 계속적인 전쟁위험 속에 유지시킨다." 이 말은 얼른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미군 주둔이 오히려 불안정을 증대시켜 한반도를 계속적인 전쟁 위협 속에 있게 한다니 도대체 이것이 무슨 말일까요?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알 것도 같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가장 크게 내 세우는 조건이 미군 철수입니다. 미군의 팀 스프리트 훈련이 있을 때면 북한이 전체로 바짝 긴장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북한은 지금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때문에 군비를 계속 확충하지 않으면 안될 형편에 있습니다. 덩달아 우리나라도 군비를 증강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과 남한 사이에 계속 전쟁에 대한 긴장이 잠시도 멈출 날이 없습니다. 그러면 왜 미국은 여기에 군대를 상주시키므로 전쟁 위험을 유발시키는 것일까요? 그것은 분명합니다. 북한을 자극하므로 여기에 항상 전쟁의 위험이 있다는 핑계로 미군을 계속 주둔시켜서 동북아시아에 대한 패권을 유지해 가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렇게 하므로 자국의 무기들을 계속 팔아먹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미국은 북-미 회담을 하면서 한 때는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로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1994년 회담에 있어 북한에 질질 끌려 다니던 미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한국에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여차 하면 공격하겠다고 북한을 위협하였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뒤로 물러나면서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을테니 대신 돈으로 원조를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 우리 정부는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주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사다 놓았고, 북한에 경수로 건설비도 떠 안았던 것입니다. 미국은 무기도 팔아먹으면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였습니다. 이런 미국이 이번 남북 정상 회담을 곱게 볼 리가 없습니다. 남북이 만나서 서로 전쟁하지 않기로 하면 미군 주둔 명분이 없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동북아시아에 대한 패권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도 미국에게는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런 미국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미국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도 주었지만, 도움 준 것만큼 철저하게 다 빼가고 있습니다. 전쟁 후 우리에게 식량을 원조할 때 우리가 먹는 쌀을 원조하지 않고 밀가루를 원조한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입맛을 바꾸어 우리를 미국의 밀가루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순진하게 그것도 모르고 한 때 분식 장려를 했던 적이 있었지요. 실제로 지금 우리는 미국 밀가루가 아니면 꼼짝달싹 할 수 없게끔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60년대 산업화를 통하여 경제 성장을 하였는데, 이것을 박대통령의 공로라고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돌이켜 보면, 산업화를 통하여 우리 농업을 완전히 황폐화 시켜 놓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식량 자급도는 30%를 밑돌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에서 콩과 밀과 쌀을 수입하지 않으면 굶어죽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이 우리와 55년 간 관계를 맺으면서 이룩해 놓은 것입니다. 여기까지도 참을 만 합니다. 문제는 더 심각한 데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의 머리 속, 우리 문화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교육이 미국의 영향 아래 있고, 모든 문화가 미국의 지배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며, 모든 신학이 미국을 벗어나고 있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박사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장학금을 준 것은 좋았는데, 그 장학금이 바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기 위한 돈이었다는 사실을 그때는 생각해볼 여지가 없었습니다. 불란서의 한 언론인은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상징의 지배자가 되어버린 아메리카 제국은 이제 우리 앞에서 언제나 마법사와 같은 세련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는 얼른 알아차리지 못한다. 안락한 여가와 연속적인 오락, 눈요깃거리를 우리에게 제시하면서 이 새로운 최면술사는 우리의 사고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거기다가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들을 접목시킨다. 그는 강압이 아니라 주술로서, 명령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동의를 통해, 우리의 복종을 획득하고자 한다. 제재하겠다는 위협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쾌락의 욕망에 승부를 걸면서 말이다. 악인을 그대로 두지 아니하시는 하나님 오늘 읽어 드린 시편 말씀에서 시인은 악인들이 형통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 앞에 불평하며 탄식하였습니다. 사람들이 흔히들 당하는 그런 고통이 그들에게는 없으며, 사람들이 으레 당하는 재앙도 그들에게는 아예 가까이 가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오만이 목걸이요, 폭력이 그들의 나들이옷이다. 그들은 피둥피둥 살이 쪄서, 거만하게 눈을 치켜 뜨고 다니며, 그들의 무정한 마음에서는 악이 나오고, 언제나 남을 비웃으며, 악의에 찬 말을 쏘아붙이고, 거만한 모습으로 폭언하기를 즐긴다. 입으로는 하늘을 비방하고, 혀로는 땅을 휩쓸고 다닌다. 하나님의 백성마저도 그들에게 홀려서, 물을 들이키듯, 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덩달아 말한다. "하나님인들 어떻게 알 수 있으랴? 가장 높으신 분이라고 무엇이든 다 알 수가 있으랴?"하고 말한다. 악인의 오만 방자함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들은 온갖 악을 행하면서도 하나님인들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라면서 비밀리에 혹은 들어내놓고 악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왜 이런 악을 보시면서도 가만 내버려두시는 것일까요? 시인도 이 때문에 많이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는 이 얽힌 문제를 풀어 보려고, 깊이 생각해 보았으나, 그것은 그가 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라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성전에 올라가 조용히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하였습니다. 그 순간 그에게 깨달음이 왔습니다. 주께서 그들을 미끄러운 곳에 세우시며, 거기에서 넘어져서 멸망에 이르게 하십니다. 그들이 갑자기 놀라운 일을 당하고, 공포에 떨면서 자취를 감추며, 마침내 끝장을 맞이합니다. 아침이 되어서 일어나면 악몽이 다 사라져 없어지듯이, 주님, 주께서 깨어나실 때에, 그들은 한낱 꿈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집니다. 악인들이 행한 악은 부메랑이 되어 그들 자신에게로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과거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았던 이슬람 무자헤딘 테러리스트들은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폭탄테러를 가했고, 미국이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훈련시켰던 우익반군 콘트라는 미국으로 코카인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마약으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급속하게 퍼져가는 마약으로 미국은 병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총기 소지를 법으로 허용하고 있는 나라인데, 지금 초등학교에서까지 총기 난사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음에도 총기를 갖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고 있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무기생산업자들의 극렬한 반대와 로비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악마가 이 세계를 지배하도록 놓아두시지는 않습니다. 악의 무성함은 푸른 나무 같지만, 잠시 후에 지나다 보면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하고 있는 증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정신을 차리고 세계를 둘러봅시다. 우리는 너무 좁은 한반도에 살면서 우리끼리 아옹다옹하는 사이에 세계는 급속하게 변하고, 우는 사자 같은 악마가 그들의 세력을 넓게 펼쳐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이 시대의 악마가 무엇인지를 살피면서 베드로전서의 권유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악마를 대적"해 가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친히 온전하게 하시고, 굳게 세워 주시고, 강하게 하시고, 기초를 튼튼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이 시대가 혼란하고 정신을 차리기 어렵지만, 그래도 예언자적 감각으로 이런 악마의 음모를 냄새 맡고 경고를 발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의 경고와 예언을 주목하면서 이 시대를 올바로 분별하여 흔들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깨어서 이 시대의 흐름에 미혹되지 말고 진리를 파수하는 이 시대의 파수꾼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여러분의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