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the player ...
야곱이 집을 떠나 도주하고 있습니다. 명분은 아내를 찾아나서는 혼삿길이지만, 현실은 형을 피하기 위한 망명길입니다. 해가 지면서 두려움이 승기를 잡고, 고립무원의 광야에 홀로 누운 야곱은 몸도 마음도 돌덩이가 되어 갑니다. 이대로 눈이 감긴다면 스올(죽은 자들의 세계)로 직행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야곱의 잠은 무덤이 아닌 꿈으로 이어집니다. 위에서 아래로 놓인 사닥다리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며 ‘하나님만’ 하실 수 있는 일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심중에 생명의 씨앗과도 같은 언약을 심어 움트게 하십니다. 지금 누운 곳에서부터 황폐한 자기 땅을 개간하도록 야곱 곁에서 독려하십니다.
눈물로 씨를 뿌리며 인생을 경작해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땅을 갈면서도 시선은 하늘에 둔 채로 영원한 언약을 따라갑니다. 사닥다리가 사라져도 닫히지 않는 ‘하늘의 문’을 주목할 때, 우리가 선 곳은 벧엘(하나님의 집)이 되고 우리의 일상은 예배가 됩니다.
“여호와께서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하나님의 집에서는 돌 하나도 허투루 쓰이지 않고 그 위에 은총의 기름이 부어집니다. 땅의 모든 족속이 함께 복을 누리는 하나님의 집, 그 벧엘의 경계가 동서남북으로 더욱 확장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