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제글모음
2009.04.13 13:33

[김창제 글모음 53] 申寶玉孃을 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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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 1927년 9월
 

惟時 一二七年月八日에 釋王寺僑中에서 家書를 接讀하니 申寶玉孃의 永眠을 報하엿다. 이 報를 讀하자마자 書가 스스로 手에서 墮함을 不覺하고 茫然히 自失하야 潛然히 下㴃함을 不禁하엿다 余의 年이 知命이 不遠한 今日까지에 親友의 死를 見함이 實로 幾十으로 數할것이나 今日申孃의 凶音을 接한 時처럼 愛惜과 悲哀를 늣기인 經驗이 업다 余가 孃을 知함은 一九二四年 九月 卽 四年前이엿다. 梨花高普에 惡筆을 잡은 以來 今春 孃의 卒業하기까지 每日上學時에 맨압자리에서 「起立」의 號令을 發하엿다. 그는 卽 在學四年間 줄곳 首座를 占하고 또 身長의 順으로 가장적엇던 故이다. 지금에 그의 端雅穎敏한 姿態와 明朗한 玉音이 案前에 彷佛하고 耳邊에 琤琤한다 孃은 芳年이 二八을 才過하엿다. 벌서 高等普通敎育을 맛치고 (卒業에도 無論首位이엿다.) 今年四月에 梨花女子專門學校 文科에 入學하야 亦是 拔群의 成績으로 修學中이엿다. 一步을 更進하야 今秋에는 海外留學을 計圖하야 旅裝外지도 準備中이엿다. 아― 天才의 斷命이라는 것은 古來로 잇는 일이지마는 孃에게만은 잇슬수 업는일가티 생각한다. 花壇에 곱게 피랴하던 薔薇한송이가 一夜의 暴風雨에 무참히 碎落하고말엇다. 中天에 솟으랴하던 二輪明月은 심술구진 一陣黑雲에 掩蔽되고 말엇고나. 그러나 이 愛惜한 情은 무엇으로 譬할 言이업다. 저 떠러진곳은 다시 필때가 올것이오 저 가리엿던 달은 다시 밝을때가 잇슬것을 기다릴수가 잇다마는 孃의 芳姿―孃의 玉音은 永遠히 이 地球上에서 차질수가 업고나. 孃의 永眠을 슯어하는 者가 어찌 余一人뿐이랴마는 余가 特히 孃의 天折을 哀悼함은 知己를 일홈으로써이다. 孃은 余에게 性의 別과 年의 差를 超越한 知己이다. 精神的으로써이다. 孃은 余를 十分理解하고 余는 孃의 大成을 期待하여다. 「吾人은 友人으로 말미암어 廣告된다」고 쉑스피어가 말하엿다. 果然 孃은 余를 廣告하엿다. (무론 조흔 意味로의) 

孃과 敎室以外의 接觸할 機會가 업섯슴은 甚히 遺憾이다. 더구나 今年 卒業以後에는 그 形影조차 자조 보지 못하엿다. 孃의 專門學校에 入學한 以後에는 學生討論問題에 對하야 一次 問議한 일이 잇섯다. 其時에도 孃은 余의 意見에 對하야 지나치게 理解하엿다. 孃은 論當席에 參觀하기를 請하엿스나 나는 終乃 出席치 못하엿다. 아― 其時의 相會가 今日 永遠의 訣別이 될줄을 누가 뜻하엿스랴. 孃의 最終의 言論을 듯지못한 것이 一生의 遺恨이로구나. 아― 슯으다 孃이 病席에 잇슨지 一介月餘에 危篤의 報를 接함이 屢次이엿스나 一次도 訪問치 못함은 얼마나 冷酷한일인가 이는 孃의 不省人事中에 잇슴과 無論 形式에도 拘泥함이엿섯다. 世事人情은 다이러한 것이다.

孃은 申興雨氏의 第二令孃으로 善良한 家庭敎育을 밧고 學校敎育으로는 普通으로 專門까지 줄곳 宗敎敎育을 밧엇다. 孃은 天性이 溫良하고 才質이 明敏女子이다. 果然 才德을 兼備한 現代 罕有의 閨秀이다. 그 著作으로 余의 記憶에 存한 것은 作秋 修學旅行時 慶州紀行文 一篇이 잇다. 이는 佳作으로 選拔되여 當時 基督申報紙上에 發表되엿섯다. 此文을 讀한이는 얼마쯤 그 造詣를 알엇슬 것이다. 特히 文學을 愛好하고 數理學에도 明晳한 頭腦를 가지엇섯다. 孃으로하야곰 만일 數年을 假하야 學業을 卒함을 得하게하엿던들 반듯이 大成하엿슬 것은 確信하는바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 吾人 私情에 不過한것이오 孃의 人格과 靈에 對하야는 아모 損失이 업는바이다. 그 高潔한 人格과 純眞한 靈의 活動은 지금 神의 國에서뿐아니라 人間에서도 行하는바이다. 孃은 果然俗世의 塵埃에 不染하고 一毫瑕疵도업는 永淨玉潔의 肉靈으로써 永遠의 나라로 도라갓다.

저나라에서 우리 地上에 남어잇는 者를 爲하야 祈禱하고 聖父께도라오기를 기다리고 잇슬 것이다. 아 슯으다 사랑하는 申寶玉孃이여!

(一九二七, 八, 一0, 釋王寺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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