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제글모음
2009.04.07 12:40

[김창제 글모음 16] 嗚乎 我湖人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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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明(第十四號)

1922. 12. 3.


鳴呼我湖人이여

(十月 二十二日 公州 錦江館에서 述한 講演의 大略)

 

弦齋 金 昶 濟

먼저 이 演題에 對하여 略述코자 합니다. 吾人이 만일 눈을 크게 떠서 世界를 一覽할진대, 歐羅巴의 猜疑爭鬪, 北米의 驕傲自尊, 亞細亞의 支離滅裂, 「鳴呼我人類여!」라고 부르짖음도, 誇大妄想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視線을 조금 줄여서 印度의 姿廉, 中國의 內亂, 極東의 過激問題, 日露․日中․日鮮의 國際的 猜疑, 民族的 葛藤을 보면, 「鳴呼我東洋人이여!」라고 말함도 狂言이 아니올시다. 그보다 一層 줄여서, 오늘 朝鮮의 現狀을 보면, 적어도 남보다 一二世紀를 뒤떨어졌습니다. 果然, 「鳴呼我朝鮮人이여!」라 함이 最適한 題目일 듯 합니다마는, 余는 今夕에 此地에서 此題를 擇함은 가장 切實히 느낀 바가 있음이올시다.

◇          ◇         ◇       

余가 만일 湖人이 아니었다면, 諸君의 앞에서 이 題目을 말함이 無禮라고 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余는 本是 湖人이올시다. 狐는 죽어도 丘에 首하고, 越鳥는 南枝를 꿈꾼다함은, 禽獸라도 그 난 곳을 잊지 못함을 善喩한 말이올시다. 人이 누가 自己 故鄕을 사랑치 아니하겠습니까? 故鄕이 가령 沙漠 不毛之地이거나, 冰河雪山의 寒帶地方이거나, 流金鑠石의 熱帶地方이라도 오히려 사랑하거든, 하물며 氣候로나, 風土로나, 産物로나, 하나도 不足함이 없는 이 湖西地方, 더욱 人情上으로 이 墳墓之鄕을, 어찌 사랑치 아니하겠습니까? 그런데 人은 外國에 나가서라야 특별히 故國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라 없는 人民의 설움을 더욱 切實히 느끼는 것이올시다. 그와 마치 한가지로 故鄕에 항상 살 때에는 別로 苦痛이나 愉快를 느끼지 못합니다.

◇         ◇         ◇       

余는 故鄕을 떠난 지가 二十餘 星霜이올시다. 그러므로 故鄕事에 대하여, 悲感이나 快感을 가지기로는 決코 諸君에게 뒤지지 아니할 줄 確信합니다. 아니 諸君보다 幾倍나 痛切한 所感이 있음을 斷言합니다.

諸君! 湖西地方은 本是 三韓 故國이오, 百濟 新羅의 文化中心地, 李朝時代의 士夫鄕, 文化鄕으로 第一指를 꼽는 데올시다. 特히 儒敎文化의 中心地가 아닙니까? 朝鮮을 東方禮義之國이라, 君子國이라 부르는 것도 實로 湖中 때문이올시다. 華陽洞의 巍巍한 萬東廟는 朝鮮 儒林의 膽仰하던 聖地가 아니었습니까? 그 實, 朝鮮 儒林의 領袖로 尤庵, 明齊諸公이 다 湖人이 아닙니까?

◇         ◇         ◇        

아아, 그러나 이 末流는 果然 어떠하였습니까? 書院과 鄕校는 牌子와 帖紙로써 愚民을 威脅하고 弄絡하여 挾雜의 策源地가 아니었으며, 徒食 浮浪者의 巢窟이 아니었습니까? 新奇한 經義解釋이 或有하면 斯文亂賊이라는 四字의 呪文으로써, 一代의 碩學이라도 그만 玦軻終身의 悲境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文 무엇 忠 무슨 公과, 무슨 庵 무슨 齊 先生의 幾代 孫이면, 目不識丁하고 軆不勝衣하는 愚者, 病身이라도, 크면 翰閣玉堂이오, 적어도 郡守 縣監이었습니다. 이따위를 다 말하자면, 낯이 뜨뜻하고 時間이 없어서 그만 둡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 罰이 내렸는지? 今日 湖中은 果然 어떠합니까? 現今 京城에 遊學하는 學生으로 말할지라도 湖人의 子弟는 實로 十의 一도 못될뿐더러 將就性 있어 보이는 靑年도 別로 없습니다. 더구나 女子界는 全無하다고 하여도 過言이 아니올시다.

◇         ◇         ◇        

日本이나 西洋 留學生으로는 擧論할 것도 없고요. 우리가 現今 從事하는 敎育界나 宗敎界를 볼지라도, 湖人이라고는 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學校로 말하면 今日 湖中地方처럼 寂寞한 곳이 어디 있습니까? 其他 宗敎 實業 무엇 한가지 보잘 것이 있습니까? 今日 湖中의 發展치 못하는 原因 中의 가장 큰 것은 基督敎 文化를 입지 못함이올시다. 西北地方의 今日 發展하여가는 原因을 말하면 或은 文運의 循環이라고도 하겠지요, 人民의 氣質에도 있다고 하겠지요, 地理上 歷史上으로 말할 點이 많이 있겠지요 마는, 余는 斷言합니다. 西北地方의 今日이 있음은 五百年 虐待받은 餘에 基督敎의 恩澤을 입은 까닭이라고요.

◇         ◇         ◇        

諸君이 만일 余言을 疑하거든 實地로 觀察하고 調査하여 보시고 硏究하여 보시오. 그리하면, 余言의 不誣임을 怳然히 大覺하시리다. 余는 北鮮地方에 遊한 지 十數 星霜일뿐더러 數三年來로 十三道 中 某某地方은 거의 觀察하였습니다. 南鮮이 뒤지고 그 中 湖中地方이 가장 뒤떨어졌는데, 그 原因은 꼭 五百年來 文化鄕이라는 驕傲와 腐敗로 特히 異敎 排斥의 固陋頑冥之輩의 害毒이올시다. 아아, 諸君도 지금 다시 華陽洞 검억 牌子가 復活하기를 바라십니까? 異敎徒 虐殺하던 ○政治家가 再現하기를 苦待하십니까? 아니, 鷄龍山에 鄭都領님이 나오시기를 바라십니까? 참말이지 新都 안인가 한데를 가보면, 날마다 모여들 오는 愚 氓들이야말로 黃海道의 水災人民보다 悲慘하외다.

◇         ◇         ◇        

諸君! 今日 世界 大勢를 좀 보시오. 軍國主義는 民本主義로, 貴族主義는 平民主義로, 資本主義는 勞働主義로, 男尊女卑는 男女平等으로, 敎育으로 經濟로 政治로 改造하고 向上하고 前進합니다. 諸君은 兩班이십니까? 悔改하시오. 今日은 貴族專制時代가 아니올시다. 데모크라시의 時代올시다. 諸君은 財産家이십니까? 反省하시오. 今日은 無産階級의 大同時代올시다. 勞働主義時代올시다. 諸君은 平民이십니까? 奮勵하시오. 前日에 兩班의 宅待令하던 버릇으로 有司掌議差帖이나 主事參奉借卿이나 얻어보려던 卑劣한 생각은 根本的으로 打破하시오. 그리고 獨立自尊心을 가지시오. 正義를 爲하여 自由를 爲하여 勇敢하게 싸우시오.

◇         ◇         ◇        

諸君은 勞働者이십니까? 또한 再思하시오. 勞働은 咀呪가 아니라 祝福으로 알으시오. 「勞働치 아니하는 者는 먹을 權利가 없다」하는 勞農 露西亞의 獅子吼를 들으시오. 勞働은 神聖한 生活이올시다. 저 十指不動하고 錦衣玉食으로, 多數한 民衆의 飢餓와 無敎育과 疾病을 頓不顯見하는 財産家야말로 不汗黨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老人들이시어! 諸君은 頑固卑陋한 思想을 버리고 子女로 하여금 新文明의 惠澤을 받게 하시오. 靑年들, 諸君은 輕躁浮○한 風潮에 물들지 말고, 健全한 思想과 勇敢한 精神으로 不屈前進합시다. 女子들! 諸君은 男子의 奴隸가 아니오, 玩弄物이 아니오, 各各 人格者임을 自覺하시오. 그리하여 實力을 養하시오. 다안틀에 머리에 쉬쓰를 신은 것이 新女子가 아니오, 演壇 上에서 가끔 空砲를 놓는 것이 女權擴張의 武器가 아니올시다.

◇         ◇        ◇        

諸君! 貧富․男女․老少를 勿論하고 金錢있는 대로 智識있는 대로 筋力있는 대로 내어봅시다. 協同 團結만 하면, 우리도 人인 以上에 안될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가 자아 소리 한번이면 무넘이라도 터버릴 수가 있습니다. 아아, 우리 湖人이여! 儒敎時代의 兩班 노릇하던 學者님 노릇하던 또는 그들의 奴隸 노릇하던 썩고, 낡고, 더러운 생각을 한번 깨뜨리고 일어납시다. 그리하여 우리 湖人의 羞恥를, 아니 우리 朝鮮人의 恥辱을 씻어봅시다.

(讀者 諸君은 地方的 感情으로 誤解치 마시기를 바라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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