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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ggio

배신당하는 예수 그리스도

c. 1598, Oil on canvas, 133,5x169,5 cm, National Gallery of Ireland, Dublin

<배신당하는 예수 그리스도>에서 예수께 가증스런 입맞춤을 하는 가룟 유다는 <의심하는 도마>에 등장하는 동일 모델이다. 예수의 상처에 손가락을 찔러보던 바로 그 삶이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예수를 배반하던 가룟 유다의 모습이 흉물스럽게 다가온다. 배반당하고 있는 예수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듯, 양손을 깍지 낀 상태로 의연히 버티고 서 있다. 무자비한 무력을 상징하는 두 명의 로마 군사가 장면의 폭압적인 모습을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들고 있으며 화면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로마 군사의 검은 갑옷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고 있다. 화면 왼쪽 상단에 등장하는 제자로 보이는 인물은 배반과 체포의 현장에서 등을 돌려 황급히 도주하려는 모습이다. 어둠 속의 배반, 그 가슴 아픈 순간의 비열함을 카라바조는 화면 가득, 사람들의 각기 다른 표정을 통해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가룟 유가 어둠 속에서 배신의 입맞춤을 시도하고 있을 때 화면의 오른쪽에서 등불을 치켜들고 이를 지켜보는 이가 있다. 그가 바로 카라바조다. "가룟 유다,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하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다그치고 있는 듯하다. <성 마태의 순교>에서처럼 자신의 얼굴을 화면에 그려넣어, 작품의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은밀히 드러내고 있다. 일종의 자의식의 표현이다...죄악으로 가득 찬 어두운 세상, 암흑과 같은 그 시대에 카라바조는 등불을 들고 빛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는 배신의 입마춤을 묵묵히 견디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쏟아지는 신비의 빛, 이 신비의 빛에서 '구원의 계시'를 찾아 낸다. 불량배들과 함께 로마의 어두운 밤거리를 배회하면서도 언젠가 죄악으로 가득한 자신의 본성에 구원의 빛이 비춰지길 바라면서 자신의 모습을 <배신당하는 예수 그리스도>에 그려넣은 것이다.

김상근 <이중성의 살인미학 카라바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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