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2007.10.11 02:10

카라바조 - 기둥에 매이신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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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ggio

기둥에 묶이신 그리스도(Christ at the Column)
(c. 1607)

c. 1607, Oil on canvas, 134,5x175,5 cm, Musée des Beaux-Arts, Rouen

카라바조의 <예수 그리스도의 태형>이 완성된 다음, 같은 주제의 그림이 소형으로 제작되었다. 앞선 작품에 나왔던 모델들이 이 작품에서도 동일하게 고난 받는 예수로 등장한다. 소형 이젤(easel)화로 그려졌지만, 앞선 작품과 비슷한 공간 배치로 이루어져 있고, 역시 짙은 어둠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전작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작품이 연작(連作)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채찍으로 고문당하기 직전을 묘사한 첫 <예수 그리스도의 태형>과 달리, 두 번째 판은 좀 더 깊은 종교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작이 그리스도의 '고통'을 통한 '인성(人性)'을 강조하고 있다면 후작은 고통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이 강조되고 있다. 임박한 고난 가운데서도 고개를 들고 어둠을 응시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결연한 모습을 통해 육신의 아픔이 영혼의 세계를 장악할 수 없음을 말없이 표현하고 있다.

김상근 <이중성의 살인미학 카라바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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