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2007.10.11 02:07

카라바조 - 바울의 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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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ggio

바울의 회심(1600-1601)

Oil on canvas. 90 1/2 x 70 in
Cerasi Chapel, Santa Maria del Popolo, Rome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Santa Maria del Popolo)에 있는 교화청 재무장관 티베리오 체라시(Tiberio Cerasi)의 장례 예배실 체라시 채플의 좌우 벽에 들어간 카라바지오의 [십자가에 못 박힌 성 베드로]와 [성 바울의 회심]은 이전의 종교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양식을 보여 주는 그의 최고 걸작들이다.

그 중 [성 바울의 회심 Conversion of Saint Paul]은 기독교인을 박해하던 바리새인 사울이 기독교인 바울로 개종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을 주제로 삼았다. 기독교인들을 잡으러 다메섹으로 가던 사울은 갑자기 하늘에서 비치는 환한 빛에 땅에 엎어져, '나를 왜 박해하느냐'는 예수의 음성을 듣고 사흘 동안 눈이 멀었다가 시력을 회복한 후 기독교의 전파자가 된다. 같은 주제를 다루었던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에는 번잡한 조연이나, 구름 타고 내려오는 천사와 같은 초자연적인 요소가 없다. 간결하게 핵심만 보여주는 이 작품에서는 다른 어떤 작품과도 다른 집중된 힘이 느껴진다.

그림의 배경은 실내인지 야외인지 구별이 잘 안 될 정도로 단순하다. 보이는 것은 화면 밖으로 밀려 나올 듯 전경에 바짝 배치된 주인공 즉 땅에 누워 눈을 감고 허공에 손을 내뻗은 사울과 앞발을 들고 아직도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놀란 말, 그 말을 진정시키려 하는 맨발의 늙은 마부뿐이다. 이들에게 왼쪽 위에서 빛이 내려와 비춘다. 이 빛 역시 제단 위 창문이 있는 쪽에서 비치는 것처럼 보이는 자연의 빛이면서, 사울에게 예수의 말을 전달하는 신성한 빛이다.

카라바지오는 성서의 이야기를 문자대로 화폭에 옮겨 그리지 않고 성서에 소개된 초월적인 경험을, 그것을 체험한 개인의 감정을 단순하고 적나라한 연극의 절정 장면처럼 제시하여 관람자가 이를 생생하게 목격하고 강렬하게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은 신도들의 눈과 감정에 호소하는 대중적인 예술로 신도들을 교육함으로써 프로테스탄트에 맞서 가톨릭 신앙을 지키려 했던 가톨릭 반종교개혁의 새로운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글 김진희,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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