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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ggio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2)

1606, Oil on canvas, 141x175 cm, Pinacoteca di Brera, Milan


카라바조가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자로 전락했을 무렵 그려진 그림이 바로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두 번째 판이다. 이 작품에는 당시 카라바조가 도망자로서 느꼈던 불안감과 살인자로서의 죄책감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두 번째 판은 같은 주제와 제목으로 치리아코 마테이를 위해 첫 번째로 그려진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와는 조금 다른 구도를 가지고 있다. 전작과는 달리 두 번째 판에서는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가 등장하고 있음에도 어둠 속에서의 실의와 두려움에 차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더 강조되어 있다. 부활한 예수를 중심으로 제자들을 좌우로 배치했다는 점에서 전작과는 다른 구도상의 차이도 보인다. 빛의 각도가 그전과 달라졌다는 점도 관심거리이지만, 전작보다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화면 전체의 배경이 더 어두워졌다는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로마에서의 전성기 때 그려진 전작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는 구원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을 포착한 동적 이미지였다면, 도망자 신분에서 그려진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는 절망의 현실과 가느다란 희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을 어둠 속 정적인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던 제자들에게 홀연히 나타나, 진정한 구원의 의미를 자신의 임재로 설명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카라바조는 도망자의 회한과 실낱같은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어둠 속에 반쯤 가려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은 카라바조가 절망과 후회 속에서 바라보고자 했던 멀어져 가는 구원자의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김상근 <이중성의 살인미학 카라바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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