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2007.10.11 01:57

렘브란트 - 돌아온 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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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brandt

돌아온 탕자

1662, Oil on canvas, 262x206 cm, The Hermitage, St. Petersburg

그곳이 사막이든, 정글이든 섬이든 상관없이 전세계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이 그림을 즉각 이해하고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 그림은 사람이면 누구나 받았거나, 받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복음서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아들이 둘 있는 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중 둘째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자기 몫의 유산을 미리 달라고 했다. 아버는 그것을 내어주고, 아들은 그 돈을 들고 나가서 모두 탕진해버린다. 때마침 기근이 들자 아들에게 남은 것은 등을 돌린 친구들뿐이었다. 결국은 돼지 농장에서 일하면서 연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찌나 굶주렸든지 제때 밥을 챙겨 먹는 돼지가 부러울 지경이었다. 그 때, 아들은 자신의 집에 있던 하인들은 좋은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았다는 것을 생각하고, 집에 돌아가 자신이 못된 아들이었음을 고백하고, 그저 하인처럼 부려달라고 부탁할 작정이었다.

이 그림은 이 이야기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장면이다. 복음서에 따르면 아들이 저 멀리 나타났을 때부터 아버지는 그를 알아보고 달려와 반겨주었다고 한다. 자식의 나약함을 알고 있었던 아버지는 그가 거지가 되어 돌아올 것을 짐작하고 매일 그를 마중하러 나왔던 것이다. 그들이 포옹했을 때, 아들은 후회의 말을 하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말렸다. 아들을 꼭 껴안은 아버지는 하인들에게 좋은 옷을 마련하고 살찐 양을 한 마리 잡으라고 했다. 진정한 아버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아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준다.

렘브란트는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조용한 친밀감을 보여주고 있다. 아들의 얼굴은 반쯤 가려져 있는데, 낡고 보잘것없는 신발, 굳은살이 박힌 발, 누더기 같은 옷을 볼 때 그가 얼마나 지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입고 있는 풍성한 옷은 마치 어머니의 뱃속처럼 아들을 보호해주면서, 두 사람간의 일 대 일 관계를 감싸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관계는 당사자들끼리의 관계로, 제 삼자는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옆에 서 있는 나이 많은 형을 한번 보자. 그는 마치 판관 같은 자세로, 현재의 상황이 불만스럽다는 듯이 뻣뻣하게 서 있다. 그는 법적인 편협함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사랑을 간직하고 있지는 않다. 그는 포옹을 원하지도 않으며, 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하인들까지 포함하는 일가족으로부터도 한 걸음 물러서 있다.

렘브란트는 티투스라는 아들 하나를 제외하고는 자식들이 모두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었으며, 티투스도 아버지보다 먼저 죽었다. 그런 렘브란트에게 이 작품은 특별한 의미를 가졌을 것이다.

(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 pp96-98, 웬디 베케트 지음, 김현우 옮김,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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